광주, 관광지수 전국 꼴찌 벗으려면… 이경수 부국장 겸 사회부장

2012년 08월 21일(화) 00:00

기자는 최근 울릉도를 다녀왔다. 여름휴가 가족여행지로 그 곳을 선택한 것이다. 사실 광주에서 울릉도 여행은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울릉도까지 가려면 먼저 포항이나 강릉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그곳에서 3시간 정도 쾌속선을 타야 한다. 따라서 일정은 최소한 2박3일은 돼야 하고 여기에 따르는 비용이 만만찮다. 4인 가족이 100만원 가지고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여하튼 기자는 강릉에서 배를 탔다. 480석 정원이라는데 빈자리가 한 곳도 없었다. 일주일전에 예약을 하지 않고선 표를 구할 수 없다. 어렵게 울릉도에 도착하니, 이런 북새통이 또 없었다. 좁은 골목길은 몰려든 관광객과 차량으로 뒤범벅이었다. 밥을 먹으려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가는 곳마다 자리가 꽉 채워져 있다. 숙소는 ○○장인데, 광주의 허름한 여인숙 정도였다.

관광 인프라로 본다면 울릉도는 완전 ‘꽝’이었다.

그럼에도 이곳은 배가 정상적으로 운항하는 4월부터 10월까지는 매일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겨울철인 11월부터 3월까지는 파도가 높아 자주 결항된다.) 인구 1만명쯤 되는 작은 섬(면적은 완도보다 조금 작다)에 하루 4천여명씩 들어오니, 하룻밤만 잔다 해도 매일 현지인과 맞먹는 관광객이 섬에서 생활하는 셈이다. 이들 탐방객들을 98대의 관광버스가 매일 일주관광을 시켜주고 있다.

이렇게,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땀 흘리며 울릉도 곳곳을 돌아보면서 광주·전남의 현실과 비교해 봤다. 특히 광주의 관광지수가 전국 꼴찌라는 자료가 발표된 시점이라 더욱 맘에 와 닿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1 국민여행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광주가 여행지로서는 전체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매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관광여행 전반적 만족도(5점 만점)는 가구여행 3.73점, 개인여행 3.88점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두 부문 모두 전국 최하위인 16위를 기록한 것이다. 혼자든, 가족이든 광주를 다시 찾고 싶지 않다는 대답이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실제 광주의 자연 경관 만족도 전국 순위는 가구여행의 경우 15위, 개인 여행은 7위를 기록했다. 문화유산의 경우 각각 14위와 11위, 식당 및 음식 만족도에서도 역시 전국 15위와 12위로 최하위권이었다. 교통이나 숙박 등은 개인여행객들의 만족도가 각각 12위, 13위에 그쳤다. 관광 정보 및 안내 시설 만족도에서도 인천과 울산 다음으로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볼만 한 곳과 음식, 숙박, 교통 등에서 가장 나쁜 평가를 받은 것이다.

결국 자연경관, 문화유산 등 지역 관광 인프라에 대해 관광객들은 어느 것 하나 만족하지 못한 셈이다.

관광 인프라를 단 시간에 갖출 수는 없다. 하지만 이같은 현실을 직시했다면 보다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당장 광주는 올 가을만 하더라도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광주비엔날레와 전국대표 향토축제로 자리잡은 김치대축제 등 관광객을 유치할 좋은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행사가 있으니 찾아오라’고만 할 것이라 아니라 유치단을 파견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관광호텔·게스트하우스·민박 등 다양한 편의시설 확충·정비도 뒤따라야 한다. 또한 외국관광객 유치에 필수적인 인프라인 공항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더불어 아무리 좋은 관광여건을 갖췄다 할지라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관광종사자들이기 때문에 관광전문인력 양성과 교육 등도 소홀해서는 안된다.

울릉도에서 다시 강릉으로 나오는 길. 심한 배멀미까지 하면서 확인한 것은 ‘예향·의향·미향이라는 문화·정신자산을 갖고 있는 광주가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는 훨씬 낫다. 다만 그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