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 핵심은 공정인사다

오성수 정치부장

2013년 01월 08일(화) 00:00

선거는 어느정도의 휴유증이 불가피하다. 대표를 뽑는 크고 작은 선거는 물론, 찬반을 묻는 신임투표 등도 마찬가지다. 선거는 네편과 내편이 분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를 치른 후 승자는 대부분 통합을 강조한다. 그러나 통합은 말처럼 쉽지 않다. 정서적으로 나를 배제했던 사람을 포용하는 것도 어렵고, 또 나를 도왔던 사람들에 대한 반대급부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 치러진 대선처럼 51대 48의 구도로 끝난 치열한 선거 이후의 통합은 더 힘들다. 네거티브나 반대를 위한 반대 등 과거의 혼탁했던 선거운동은 많이 개선됐다지만 결국 유력후보 두명 중 한 명을 뽑는 것이었기에 국론은 더 엇갈렸다. 그래서인지 그 어느때보다 대통합이 절실하다.

국민들도 통합의 중요성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허탈감이나 패배에 대한 울분을 떨쳐버리고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지 않으면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갈등이 깊으면 피해도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우리나라와 같이 정치에 민감한 사회에서는 더욱 뚜렷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갈등지수(0.71)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44)보다 높다. 세계적으로 터키, 폴란드, 슬로바키아에 이어 네번째다.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손실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7%인 약 300조원으로 추정했다. 갈등이 단순히 이념적 손실을 넘어 엄청난 경제손실을 초래한다는 의미다. 이 금액이라면 전국 4년제 국립대의 무상교육을 80년 동안 실시할 수 있으며, 고교 무상교육을 150년 동안 가능케 한다고 하니 심각성을 짐작케 한다. 따라서 이를 조금만 줄여도 막대한 부양효과가 기대된다.

갈등해소 방안은 대통합이다. 대통합의 핵심은 ‘인사’다. 굳이 ‘인사가 만사’라는 원론을 되짚지 않더라고 잘못된 인사로 통합을 그르치는 예는 많다. 역대 대통령들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통합을 강조했지만 결국 끼리끼리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이념적 지역적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그래서 통합보다는 배제를, 화합보다는 분열을 초래했다. 멀리는 10년 전 노무현정부에서의 ‘친노’가 그랬고, 5년 전 의욕적으로 출범했던 MB정부의 소위 ‘고소영’ 인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사회전반에 엄청난 부작용도 초래했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당선인은 물론 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선거과정에서 대통합을 강조했다. 그만큼 절체절명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갈등이 하루아침에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이를 치유해야 한다는 공론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마침 올해는 전국 규모의 선거가 없는 만큼 대통합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박 당선인은 그동안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고 국민들도 이를 기대하고 있다.

박 당선인의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록 호남지역에서 박 당선인에게 보내는 지지는 미미했지만 이를 오히려 대통합의 계기로 삼으면 그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이 자명하다. 이는 호남지역 인사를 많이 등용해야 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특정 지역을 홀대하지 않고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된다. 이게 대통합 공정인사의 단초다.

마침 박 당선인은 최근 인수위원회 인사 등을 통해 나름의 인사스타일을 선보였다. 지나친 보안을 강조해 ‘깜깜이 인사’라든지 ‘만기친람(萬機親覽·임금이 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핌)’이라는 설도 있지만 측근을 배제하고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을 중용했다는 평도 있다. 나름대로 지역을 고려해 기존 정부와는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전개될 내각이나 청와대 인선에도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지 관심이다.

국민 대부분은 이제 지지여부를 떠나 박 당선인이 대통령 직을 잘 수행해주길 바라고 있다. 앞으로는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더 이상 국민통합이란 말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 박 당선인이 공정한 인사를 통한 대통합을 이뤄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올해가 그 원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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