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악화 영산강 대책 마련 시급 4대강 사업 후 비만오면 보 무너져 ‘돈먹는 하마’ 환경단체 “전문가 조사 시급”…현정부선 힘들듯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2013년 01월 22일(화) 00:00

감사원은 최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감사를 통해 설계부터 관리까지 곳곳에 부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21일 승촌보의 모습./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4대강 사업 감사에서 영산강의 수질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승촌보와 죽산보 건설 이후 잇따른 농경지 침수의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려면 전문가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4대강 감사결과를 분석해 보면 체류 시간의 변화가 적은 죽산보 직하류 구간에는 조류농도가 14% 감소했지만, 죽산보 상류는 강물 체류시간이 2.3일에서 18.9일로 늘어나 조류 농도가 195%까지 증가하는 등 영산강의 수질이 악화됐다.

광주 남구 승촌보와 나주 죽산보도 유실을 막고자 보강 공사를 하면서 바닥 보호공을 확장하는 등 임시방편으로 보수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 결과에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죽산보 인근 농경지 침수의 원인도 4대강 사업 탓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죽산보를 건설하면서 인근 수위가 높아져 농지가 늪지로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죽산보 인근 나주 다시면 신석리·가흥리·죽산리 일대 농지가 늪지로 변해 주민들은 보리농사를 포기했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광주전남 공동행동 등 지역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으로 물고기가 떼로 죽고 녹조현상과 수질 악화, 침수 피해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국장은 “감사원 결과와 같이 수질 악화뿐 아니라 수위 상승에 따른 농경지 침수 피해는 지형이 바뀌면서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질 것“이라며 “보의 안전 문제, 수질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영산강만 하더라도 예전에는 멀쩡했던 시설들이 조금만 비가 오면 크게 영향을 받고 있고 있어 끊임없이 보수, 보강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익산지방국토관리청 한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는 1년여 전부터 진행된 것이고 지적 사항을 대부분 개선했다”며 “상급 기관인 국토해양부에서 명확한 지침이 내려오면 가능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현재 경제2분과 간사는 21일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총체적 부실’ 감사결과와 관련, “(정부의) 보완공사가 끝난 다음에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간사는 이날 인수위 간사단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은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큰 문제가 아니고 보완공사가 끝나면 치유된다’고 한다”며 “(보완공사가) 끝난 다음에 전문가들이 물속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인수위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4대강 문제에 섣불리 개입하기보다는 현 정부가 부실공사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대강 부실공사 문제를 놓고 감사원과 국토부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현정부가 똑부러진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새 정부 출범 이후 불가피하게 별도의 위원회 등을 구성해 진상 파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