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의 힘’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이경수 사회부장 겸 전남본부장

2013년 02월 19일(화) 00:00

‘혹시나’ 했으나, 결과는 ‘역시나’ 였다.

박근혜 정부 출범 내각에 광주·전남 출신이 배제되면서 지역민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기간동안 광주를 찾은 그는 “호남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며 ‘대탕평 인사’ 원칙을 강조했지만, 첫 인사에서부터 지역안배는 철저히 무시됐다.

실제로 현재까지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장관 내정자 17명 가운데 광주·전남 출신 인사로는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단 한명뿐이다. 하지만 그도 고향만 완도일 뿐 서울에서 자라고 활동해 지역과는 연고가 거의 없는 ‘무늬만 전남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 뿐이었던 ‘호남 총리론’에 이어 장관 인사에서도 지역안배가 무시되자 국민대통합을 위한 대탕평 인사는 물 건너갔다는 푸념들이 쏟아지고 있다. 호남 소외 인사의 정점이었던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에도 정운천 농림부장관(전북), 남주홍 특임장관(전남)이 임명됐었다.

국민대통합이나 지역균형발전은 고른 인재중용에서 출발하는데도 박근혜 정부는 출발선상에서부터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한 켠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낮은 지지율에 따른 호남 홀대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라도의 입장에서는 굳이 좌절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호남의 선택과 결정은 대의와 명분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의 경우도 타지역에서는 다시 한번 지역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고 비난하지만, 90%의 유권자가 한쪽을 선택했다면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 사실 1980년 오월광주의 책임과 맞닿아 있는 정당과 후보를 광주 시민이 먼저 껴안기에는 아직 뭔가 찜찜하지 않는가. 또한 지난 5년동안 중앙부처는 물론 심지어 군 장성, 경찰 간부 인사때마다 호남지역 대상자들이 뒷전으로 처지는 모습을 지켜봐왔기에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 할 수는 없었다.

만약 이 것(대선의 낮은 지지율)이 호남 인사 배제에 영향을 줬다면 선거운동 과정에서 “더 이상 호남이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한 박근혜 당선인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가 그토록 강조했던 대통합에 대한 기대는 내려 놓을 수 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통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축은 호남이 담당해야 한다. 새해 시작과 함께 광주매일신문은 그 역할을 담담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 3년동안 전라도 정신·문화 회복을 대전제로 지역의 어젠다를 제시해왔던 본보는 올해 대명제를 ‘전라도의 힘으로 하나되는 세상을’이라고 선정했다. 이어 지역의 대표 싱크탱크인 광주발전연구원·전남발전연구원과 머리를 맞대고 연중시리즈를 기획, 취재, 보도하고 있다. 큰 틀은 ▲사회적 갈등 해소하자 ▲지방분권균형발전 이루자 ▲전라도다움을 키우자로 잡았다.

이 기획물을 통해 선거후유증을 극복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이익단체의 목소리를 줄이며, 사회양극화와 이념·세대간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사회적 갈등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심화되는 지역불균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방분권추진체계 구축, 자주적 지방재정 확충, 지역인재 중앙무대 활동 강화, 차질없는 혁신도시 건설과 지방대 육성 등을 통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전라도의 의로운 정신은 국가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어김없이 발휘됐다. 사태를 초래한 위정자들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먼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움터로 달려갔다. 바람 앞에 놓인 등불 같은 조선의 운명을 구한 이순신은 이 땅을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썼다.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국가도 없었다라는 뜻이다.

지금도 의로운 길을 걸어온 전라도의 정신은 역사의 흐름에 좌표가 되고 있다. 이합집산한 정권에 의해 국토가 갈기갈기 찢겨도 ‘하나되는 세상을’ 향한 꿈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전라도의 힘’이 뒷받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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