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시장의 ‘過猶不及’ 정성문 정치부 부장대우

2013년 07월 02일(화) 00:00

강운태 광주시장의 ‘민선 5기 3년 성과 설명회’가 여느해보다 알찬 내용으로 짜여졌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게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지난 달 27일 강 시장은 시청 대회의실에서 시 공무원과 출자·출연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행복한 변화, 더 희망찬 내일을 향해’를 주제로 민선 5기 3년 성과와 4년차 시정방향을 직접 발표했다.

650석 규모인 대회의실은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빼곡히 들어찼으며, 참석자들은 강 시장의 3년 성과와 4년차 방향에 대해 귀를 쫑긋 세워 경청했다.

강 시장의 이날 발표는 4년차 방향을 제시하는 주제부터 주목을 받았다. ‘행복한 변화, 더 희망찬 내일을 향해’는 현재 광주가 처한 상황을 올바로 진단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현 세대의 노력을 당부 또는 강조하는 의미가 함축된 설득력 있는 주제어로 평가됐다.

강 시장은 “시민에게 약속했던 사항들을 끝까지 지켜 더 크고 희망찬 내일을 힘차게 열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광주시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후보자 중 한명인 강 시장에게 이날의 이벤트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내외부에서 쏟아졌다.

하지만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 강 시장은 금주에 5개구와 공사 등을 대상으로 6회에 걸쳐 설명회를 갖기로 계획을 세웠다. 각 구에 소속 공무원들의 참여도 부탁했다. 강 시장으로서는 사전선거운동 시비를 피하면서 동시에 유권자인 5개구 공무원들을 상대로 그동안의 치적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었을 것이다. 문제는 연초 정례적으로 실시되는 5개구 주민과의 대화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명회를 계획하자 선거와 연계된 곱지 않은 해석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광주시는 반나절도 안돼 ‘…설명회’에서 ‘주요시책 자치구 직원설명회’로 행사 제목을 바꾸는가 하면 선관위에 문의를 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그 사이 첫 설명회 장소로 거론된 남구청에서 ‘6급이상 전체 참석’과 ‘팀별 절반 이상 참석’ 기준을 제시하자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금연구역내 흡연 집중단속’, ‘문 열고 냉방영업 집중단속’ 등 7월부터 각종 현장 단속 업무가 급증한 상태서 반 강제적인 설명회 참석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느냐”고 한 구청 직원은 물었다.

결국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감지한 광주시는 1일로 예정된 남구 행사만 국장이 시정방향만을 설명하고 나머지는 연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가 결국 모두 취소시켰다. 한마디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부른 해프닝이 돼버린 것이다.

이제부터는 이벤트보다 150만 시민의 행복한 변화와 희망찬 내일을 위한 행정에 집중하는 광주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