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문화난장 홍인화 광주시의원

2013년 08월 02일(금) 00:00

어린 시절 자주 불렀던 노래가 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평화통일이 되어 남과 북이 만나는 것은 개인적으로 절박한 소원을 뛰어넘어 우리 민족 가슴 저변을 훑는 소원에 다름 아니었다. 과연 지금도 그러할까. 아무래도 퇴색된 듯한 면이 없지 않다. 개인적 삶이 더 중요해진 때문이다. 통일보다는 다른 개인적인 것이 훨씬 절박해졌다.

지난 주말 중외공원에서 의미있는 야외콘서트가 열렸다. 올해가 정전 60주년이라는 점을 상기해 중외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섰다. 음악회가 열렸던 7월 27일은 6·25 한국전쟁이 휴전을 하고 정전 협정을 맺은 지 60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를 기념해 평화를 노래하고 함께 평화의 정신을 공유하기 위해 귀한 분들을 모셨다. 세계적인 테너 최승원교수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와 노래를 해주었고 정인봉씨도 오카리나로 한 스테이지를 꾸몄다. 탈북자도 마이크를 잡고 열창을 했다. ‘반갑습니다’를 부르는 그의 얼굴은 부르는 내내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외에도 독도사랑가수, 영산강환경청의 직장인 밴드 등 음악을 사랑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여러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음악회를 빛내주었다.

전쟁은 인간을 잔혹하게 짓밟는 최악의 비인류적인 행위다. 민주 인권 평화를 사랑하고 광주시민 모두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노래하는 음악회를 다각적으로 성원해주었다. 탈북자 가수가 부르는 노래는 호소력이 강했다. 북녘 땅에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하며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였다. 어디선가 쓸쓸한 바람이 지나가는 듯 했다. 생사를 걸고 압록강을 건너고 중국에선 공안에 쫓기고 간신히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은 녹록치 않다.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시 쫓기는 삶. 그래서 다시 북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있고 제3국을 택하는 이들도 있단다.

얼마 전 필자가 방문했던 영국의 웨일즈가 바로 그런 곳 중의 하나다. 탈북자 700여 명이 군락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고. 그곳에서 단지 외국인으로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적응하기가 더 쉽다는 게 정착한 이들의 설명이었다. 가슴 아팠다. 북한에서 목숨 걸고 탈출해 한국으로 왔지만 적응을 못하고 다시 떠돌다가 영국으로까지 간 사람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았다. 최인훈의 ‘광장’이 떠올랐다. 남한도 북한도 선택하지 못하고 제3국으로 가는 배를 타고 가다 결국 남지나해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을 택했던 주인공의 심정이 가슴 아프게 다가들었다. 기나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잖은 사람들이 북한에서 탈출해 한국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외국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한없이 슬펐다.

우리가 먼저 자성해야 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시선으로 대했는지. 왜 그들이 다시 북한으로 되돌아가거나 제3국을 택해야만 하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그러저러한 것을 한번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연 음악회였다. 많은 시민들의 호응이 있어 기뻤다. 또 재능기부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겸허히 생각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