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항대책 무한정 늦출수 없다 오성수 정치부장

2013년 09월 17일(화) 00:00

공항은 도시나 국가의 관문이다.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도시 도약에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갈수록 공항의 기능이 다원화 되면서 단순히 입출입 창구의 역할을 넘어 지역 및 국가경제 활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래서 각국은 물론 지자체도 공항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세계적인 공항으로 꼽힌다. 8월 말 현재, 88개 항공사가 194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2012년 한 해 동안 인천공항의 비행기 운항횟수는 총 25만4천37편이다. 일일평균 694편 규모다. 피크시간대에는 2-3분에 한대 꼴로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따라서 인천국제공항은 항상 이용객들로 붐빈다.

그러나 지방공항의 사정은 다르다. 공항유치 과정에서부터 유치 이후 운영까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남권 허브 공항으로 건설중인 동남권신공항은 공항유치를 위해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있다. 23년 전인 지난 1990년부터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으나 아직도 입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면서 지난 2011년에는 신공항건설이 백지화 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선거공약으로 내걸면서 다시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최종 입지 선정 과정이 쉽지 않아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광주전남지역 사정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요 예측 잘못으로 완공하고도 수년을 기다리다 문을 연 무안국제공항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무늬만 국제공항이다. 현재 무안국제공항의 정기노선은 매주 북경 2편과 상하이 4편만이 취항하고 있다. 그런데 10월이면 상하이 노선도 2편으로 줄어들 예정이라고 한다. 말이 국제공항이지 지방공항 중에서도 가장 이용객이 적은 공항 중 하나다.

문제는 무안국제공항 개항을 계기로 반쪽으로 전락한 광주공항이다. 광주공항은 2007년까지만 해도 정기노선이 매주 편도 15편이 취항하면서 지방공항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그러나 무안국제공항 개항을 계기로 미니공항으로 전락했다. 여기에 오는 2015년 광주-서울간 KTX가 개통되면 이용객이 더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분명한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군 공항을 포함해 민간공항까지 모두 이전하든지, 아니면 국내선 전용공항으로 활성화 하든지 선택해야 한다.

군 공항 이전은 모든 시민들이 원하고 있지만 해법이 쉽지 않다. 지역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강운태 시장이 지난 9일 간부회의에서 군 공항을 군산 미군 비행장으로 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국방부장관에게 여러 차례 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전북지역에서는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광주시가 부랴부랴 “국방부에서 무안공항을 대상으로 한 이전 타당성 검토용역 사례를 들면서 이전부지 해당자치단체가 반대하면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전북지역민의 부정적인 여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가운데 강 시장은 어제 “군공항을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광주에 존치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군공항 이전을 위해 민간공항까지 이전해야 한다면 대승적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광주시가 광주공항을 KTX 개통 후에도 계속 존치하겠다는 방침에서 한발 더 나간 셈이다. 사실상 광주공항에 대한 광주시의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광주공항 문제는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어떤 결정을 해도 후유증이 불가피하다. 광주시가 추진중인 국내선 존치는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넘겨 무안국제공항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과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그러나 해법을 찾아야 한다. 민간공항 부분을 무안으로 이전하고, 군공항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대신 그 부지를 개발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간 이해와 공감이 이뤄져야 한다. 광주공항 문제 해결의 종결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정치적 접근을 배제하지 않으면 해결이 쉽지 않다. 지역간 상생과 협조가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