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중독’ 국가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박연오 |
| 2014년 03월 31일(월) 18: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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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하다 적색신호에 걸려 무심코 차창 밖을 봤다. 마치 버스승강장 앞에 정차를 하게 됐는데 승강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여 무언가에 심취돼 있었다. 바로 스마트폰이었다.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지만 요즘 음식점에 식사를 하러 갈 지라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조작을 하게 된다. 심지어는 대중목욕탕을 가도 한 두 명 정도는 옷을 벗으면서도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목욕탕 안에까지 방수비닐봉지에 스마트폰을 넣어 단 1초라도 눈을 떼지 못하는 광경을 목격했을 것이다.
바로 스마트폰이 야기한 후유증이자, 중독 수준의 집착 현상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일상 곳곳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 열심히 TV프로를 보고, 문자를 주고받느라 손가락을 분주히 움직이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무료한 시간을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중독 수준의 집착이라면 사정은 매우 심각하다 할 수 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조사한 결과만 보더라도 스마트폰 사용자가 날로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스마트폰 중독률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13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약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한다는 매우 우려스런 결과다.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은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사용해 금단·내성 현상을 보이고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는 상태를 말한다.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에 속한 만 10-19세 청소년의 비율은 25.5%로 전년 18.4%보다 7.1%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조사 대상자 가운데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은 11.8%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했고, 성인(만 20-54세)은 8.9%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줄었다.
중학생은 전체의 29.3%가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에 속하면서 각 학령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또 맞벌이 가정 청소년(26.8%)이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중독에 더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는 하루 평균 4.1시간을 사용하지만,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은 5.4시간을 이용할 정도로 심각하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인터넷 사용이 줄다 보니 당연히 인터넷 이용자는 줄게 마련이지만 이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실태다. 인터넷 중독위험군 또한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7.0%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줄긴 했지만 청소년은 11.7%로 전년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
그야말로 인터넷·스마트폰 시대가 돼버렸다는 방증이다. 특히 스마트폰에 눈과 귀 그리고 정신을 빼앗기고 있으며, 모든 것을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오거나 잃어버리면 무력감에 빠질 정도로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심지어 전화를 걸 때 단축번호만 사용하기에 스마트폰을 분실하면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원하는 곳에 연락도 못할 정도가 돼버렸다. 스마트폰에 인간이 지배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학생들은 휴대전화 없이 집을 나서면 하루가 불편하고, 휴대전화를 받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증에 빠져 학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체감하는 가장 무서운 처벌은 단연 ‘휴대전화 압수’라고 한다. 체벌보다, 반성문보다 휴대전화 압수가 더 큰 체벌이 돼버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중독’에 대해 “심리적 의존이 있어 계속 물질을 찾는 행동을 하고, 신체적 의존이 있어 복용을 중단하지 못하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게 되는 상태”라 정의한다.
전문가들은 또 스마트폰의 경우 장소와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통제가 더 어려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서 스마트폰 차단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청소년은 가치관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청소년들이 각종 게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수시로 접하면서 중독현상이 심각하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의 조사에서도 드러났듯 특히 스마트폰 중독률이 인터넷 중독률 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 교육 당국은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의 중독률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무엇보다 국가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하며, 치료 프로그램도 가정과 학교, 사회의 각계각층 할 것 없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