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을 살리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 장하진 |
| 2014년 04월 09일(수) 2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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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부산도시고속국도에서 일어난 ‘모세의 기적’이 모 방송국 예능프로그램에서 방영됐다. ‘모세의 기적’은 성경에서 나오는 이야기로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탈출하면서 애굽 병사들에게 생명을 위협을 당할 때 홍해가 갈라져 생명의 길이 열린 기적적인 사건을 말한다. 놀랍게도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부산에서도 일어났다.
지난 10일 부산도시고속국도에서 벌어진 이 모세의 기적은 출근길 정체 극심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양수가 터진 산모가 타고 있는 구급차는 창원에서 부산으로 긴급 후송되고 있었다. 부산에 도착할 때쯤은 출근 시간이라서 차량의 정체가 극심한 상태였다. 산모가 조산이었기에 구급차에서 출산할 경우 산모와 아기 모두 위험한 상황이었다. 구급차는 사이렌을 울리며 차량들이 길을 비켜주길 바랬다.
운전을 하던 구급대원은 솔직히 그동안의 경험으로 차량들이 비켜줄 꺼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기적적으로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에 차량들이 도로의 양쪽으로 길을 비켜주며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도로에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는 생명의 길이 열렸다. 시민이 만들어준 생명의 길 덕분에 산모와 아기 모두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현대판 모세의 기적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다. 미국이나 독일, 러시아 캐나다 등에서는 자주 일어난다. 이 나라에서는 소방차나 구급차가 오면 운전자는 도로 가장자리로 즉시 비켜주고 이들 차량이 지나갈 때까지 정지한다. 이들은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웃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양보문화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자주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현대판 모세의 기적’은 조금 먼 이야기이다. 많은 우리 주위의 시민들은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급히 달려가는 것을 봐도 길 우측으로 비켜주는 차가 많지 않다. 오히려 소방차를 뒤따라오며 얌체 운전을 하는 시민들도 있다. 또한, 도로마다 불법 주정차되어 있는 차량이 많아 화재나 응급현장에 가까이 갈 수 없어 현장 도착 시간이 지연되곤 한다. 결국 지연된 시간만큼 시민들은 큰 피해가 입게 된다.
소방차가 화재현장이나 응급현장에 5분이내에 도착해야 한다. 이것을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골든타임은 화재의 초동진압과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으로, 화재 또는 사고 환자 발생 후 최초 5분을 말한다. 화재의 경우 발생한 후 5분이 지나면 폭발적으로 확대되어 피해가 걷잡을 수 없게 되며, 심정지 환자의 경우 5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오고 환자의 소생률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고자 소방공무원들은 양보해 주지 않는 차를 피해 중앙선을 넘는 등 곡예운전을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오히려 안전을 구하려는 출동한 소방공무원이 교통사고로 인해 큰 부상을 입기도 한다. 또한 시에서도 그간 이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교통법 개정과 소방차 길 터주기 홍보 등 각종 정책이 추진했음에도 2013년 광주지역 화재현장 현장도착률은 67.5%으로 작년 68.2%보다 0.7%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골든타임 개념을 재난현장 대응에도 적용해 5분이내 현장도착률을 2017년까지 74%대 까지 높여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교통신호 연동 제어를 통한 소방차 우선출동 시스템을 구죽하는 등 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고 각종 소방통로 확보 홍보 캠페인을 펼치는 한편, 긴급자동차에 대한 양보의무 위반과 불법 주정차 단속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광주광역시는 각종 대규모 스포츠 및 문화 행사 개최 도시이며, 인권과 평화의 도시이다. 이제는 시민의 격을 향상시켜야 한다. 시민의 격을 향상시키는 첫 걸음은 바로 생명을 살리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우리 시 곳곳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여러분도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기적에 동참할 수 있다. 함께 ‘현대판 모세의 기적’을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