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특성 체계적 분석, 정책 반영 ‘평등사회 실현’ 버팀목으로 성인지(性認知) 정책 평등으로 행복을 그리다 (2) 성별영향분석평가 ‘관람자 65% 여성’ 문예회관 지하1층 여성전용주차구역 조성 광주시·5개 자치구 ‘성별영향분석평가 조례’ 제정 앞장 여성정책 관련 업무 전담하는 경우 거의 없어 인력 부족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6월 23일(월) 19:30

공연시설 여성전용주차구역 광주 문화예술회관 공연장 관람자 중 65%가 여성임에 따라 안전과 관람 편의성 등 성별 특성을 반영, 지하1층이 여성전용주차구역으로 지정됐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지난해 광주 문화예술회관 지하주차장 지하1층이 여성전용주차구역으로 조성됐다. 주차폭이 확대되고 임산부와 장애인 전용 주차면이 확대설치 된 것. 그리고 지하주차장 조명등도 LED 조명으로 교체됐다. 또 야간촬영이 가능한 화질이 개선된 CCTV 4대가 설치됐다. 이는 문화예술회관 공연장 관람자의 65%가 여성으로 나타남에 따라 안전과 관람 편의성 등 성별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내년 완공예정인 2015 하계U대회 수영장에는 남성대비 2배 규모의 여성화장실 설치된다. 화장실 이용시간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2배 정도 긴데다 이용 횟수도 1일 평균 남성보다 여성이 1.4배 많다는 성별 특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여성 파우더룸, 남성 화장실 내 기저귀 갈이대 등 편의시설도 확충된다. 유모차, 휠체어가 통과하기 용이한 구조 등 여성친화적으로 설계됐다.

광주시는 김치담그기 작업이 여성만의 영역이라는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을 불식 시키기 위해 ‘아빠와 함께하는 김치교실’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 운영했다. /광주시 제공

◇공공시설물 여성친화시설 우선 조성

이 두 사례는 성인지(性認知)정책 실현을 위한 제도적 방법 중 하나인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정책개선이 이뤄진 것이다. 정부 정책이나 사업을 수립·시행할 때 성별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지 않으면 한쪽 성에 불리한 결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에 여성과 남성의 특성, 사회·경제적 격차 등의 요인들을 정책에 반영해 성평등에 이바지하도록 하자는 취지가 ‘성별영향분석평가’다. 우리 모두에게 익숙해져 있는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처럼 성별영향분석평가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는 지금까지 여성발전기본법에 근거 규정을 두고 여성가족부가 주관해 왔다. 2005년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7년 만에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제정됐다. 2012년 시행됨에 따라 법적 근거가 강화됐다.

광주시의 경우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제정(2011년)된 이후, 2012년 5월 ‘광주시성별영향분석평가 조례’가 제정됐다. 이어 광주 남구청이 5월 30일 ‘광주시 남구청 성별영향분석평가조례’를 제정했고, 동구청이 7월 ‘광주시 동구청 성별영향분석평가조례’를, 서구청이 8월 ‘광주시 서구청 성별영향분석평가조례’를 제정했다. 이로써 광주시와 5개 자치구 모두 성별영향분석평가조례가 제정돼 있다. 성별영향분석평가는 사업 추진 시 사업 수혜자의 성별 특성에 따른 정책 추진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공공시설물 신축이나 리모델링 시 여성친화시설로 조성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추진되고 있다.

광주시의 성별영향분석평가를 담당하는 추진기구는 여성청소년가족정책관실로 여성청소년정책담당관이 시 성별영향분석평가책임관이다.

성별영향분석평가 민관협력 체계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19일 열린 광주시 성별영향위원회 회의 모습. 위원회에는 시 학계, 언론, 민간단체 등이 참여해 민간 참여 기회 부여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지난해 6개 기관 총 183건 대상 종합평가

‘2013 광주성별영향분석평가센터 최종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시의 성별영향분석평가 추진체계는 전담인력 3명이 담당하고 있다. 평가담당은 가족복지담당 공무원이고, 평가수행은 해당 사업 추진부서 공무원이 맡고 있다.

광주 5개 자치구(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의 성별영향분석평가 추진체계는 자치구별로 전담인력 3명이 배치돼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성정책 관련 업무만 전담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아동이나 다문화가족지원 정책을 겸해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는 성별영향분석평가 정책개선 우수사례 선정을 위해 추진실적에 대한 심층적인 종합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지역 성별영향분석평가 종합평가 대상범위는 6개 기관으로 총 183건의 과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책개선 우수사례를 살펴보면 광주시는 공직자 성별영향분석평가 정규과정 편성운영, 문화예술회관 지하주차장 조명설비 개선공사, 김치타운 김치 체험장 운영, 광주야구경기장 건립공사, 2015 하계U대회 수영장 건립 등이 선정됐다.

동구청의 경우 능동형U-City 안전망 구축, 정신보건센터 운영이 서구청은 담배연기없는 서구-금연클리닉 운영, 당뇨건강교실 운영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남구청은 남구보 발행, 시민감사관 운영이 북구청은 공영주차장 내 여성주차공간 조성 보안등 관리, 청소년동아리 운영, 용두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이다. 광산구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운영지원 사업 및 가로 및 취약지 청소관리 등이 선정됐다.


◇평가 결과 정책개선 반영 실효성 높여야

광주시는 성별영향분석평가위원회를 확대운영하고 있으며 성별영향분석평가 과제의 양적 확대 및 다양화, 성별영향분석평가 결과의 정책 반영 및 환류 성과, 공무원 성인지력 향상교육의 확대 등의 측면을 고려할 때 성주류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성숙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한 정책개선의 실질적인 반영과 같은 성별영향분석평가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성별영향분석평가의 성공여부는 주로 정책개선사항이 정책에 얼마나 반영되어 실제 정책집행에 적용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적 위주의 양적 과제 수 선정으로 미흡한 과제가 선정되고 과제담당자의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해 성별영향분석평가가 소홀하게 추진돼 실효성 제고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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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