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싸가지’를 경계하심이 김종민 지역사회부장

2014년 06월 30일(월) 20:38

민선 6기가 오늘 출범했다. 흔한 말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즈음이다. 적지 않은 4년 임기의 시작이다. 무탈하게 잘 해낼 수 있도록 먼저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숱하게 주변에서 들었다 치더라도 무엇보다 사람쓰는 일에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라고 하지 않던가.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제 자리에 앉히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역설적이게 이기적이고, 일하지 않은 무능력자들이 판을 친다. 수많은 조직에서 제 멋대로 구는 이들이 많다. 한 마디로 나는 나, 타인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힘들다. 남의 사고나 생각을 무시하는 오만무도한 행태다.

그런데, 자신이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우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 하나 관심을 갖는 것은 ‘자신에 대한 이해관계’ 뿐이다. 이러니 약속이나 맹세 따윈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깨버릴 수 있다.

한 마디로 싸가지 없는 인물들의 득세 비결은 뭘까. 달콤한 말과 이로운 이야기, 즉 온갖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기 때문이다. 비위에 맞도록 꾸며 남을 꾀하는 데 능하다. 검은 속내는 웃음으로 포장된 가면 뒤에 완벽히 감춰져 있다.

무엇보다 득의양양 기세를 더 키우는 것은 자칫 끼어들면 피곤하니까 그냥 내버려 두는,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우리 사회의 소극적인 태도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무관심’이 편해지고 익숙해져 왔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면서다.

사전적 의미를 보자. ‘이기(利己)’, 자기의 이익만을 꾀함. ‘무능력(無能力)’,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할 만한 능력이 없음. 두 단어는 일맥 통한다. 오롯이 자신의 이해만 탐하니 무능해질 수 밖에 없고, 맡겨진 일 하나 제대로 못 해내니 눈 앞의 이익만 쫓는다.

법률적으로 무능력은 법적인 행위 능력이 없는 것이다. 공법에서 인정하는 행위를 하거나 이익을 향유할 수 없고, 민법이나 상법이 인정하고 허락하는 사권(私權)을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빙자해 행위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니 짐짓 위험할 수 밖에.

올해 지방선거는 여느 때보다 더 정당과 무소속으로 찢겨 생채기를 많이 남겼다. 전남 도내 시장·군수 선거에서는 모두 22곳 가운데 절반이 휠씬 넘는 13곳이 교체됐으며,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표현까지 더러 나온다.

하여 민선 6기, 한결같이 소통과 화합을 내세우고 있는 바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 모름지기 사람을 잘 써야 한다고 본다.

수장이 바뀌었으니, 또 재선에 성공했다 해도 ‘새로운 시작’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사람을 어디에 쓰느냐 이다. 적재적소에 새 인물을 널리 써야 하나 이기적이고 무능력한 인사들만 득시글하다면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훌륭한 리더는 누구일까. 단적으로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나야 된다. 대학을 못 나오고 못 생기고 영어 한마디 못하고 경제에 문외한이라면 어떤가. 각기 적당한 자리에 제 인물을 앉혀 능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상황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무능하고 비전이 없는 형편없는 이들을 잘 추려내야 할 때다. 필요하다면 영원히 배척시키는 용단도 보여줘야 한다.

유기적으로 수많은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가는 조직에서 이가 빠져 소리만 요란한 톱니는 뽑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궁극에는 성한 톱니들마저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고 톱니바퀴는 아예 망가지게 된다.

인사가 망사(亡事)가 되지 않기 위해선 철면피한 이기들이 자리할 수 없도록 침을 뱉어라. 숨막히는 무한경쟁의 지금, 무식함을 철저하게 감추고 있는 무능력자들이 절대로 발 붙이게 해선 안된다.

각자 자신만 생각하고 행동하며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물의 집합소는 존재 이유가 없다. 달콤한 말과 이로운 이야기로 자신의 무능을 감춘 부적격 인사는 도려내야 할 ‘악의 축’이다.

이기의 유형은 미처 나열하지 못한 것 이상으로 다양하다. 물론 인간은 자라면서 누구나 이기적인 면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엄히 다스려, 존경은 마다하고라도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심 정도는 갖춰야 하는데 이렇지 못했으니 오늘에 이른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타고난다고 했다. 죽음을 앞두고서도 변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타고난 성질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들을 곁에 둔다면 언젠가 ‘날카로운 비수’가 돼 돌아오게 된다. 그때 후회해 봐야 말짱 도루묵이다.

민선 6기 출발선상에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제일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이 있다. 끊임없이 주위를 맴돌고 있는 이기적이고 게다가 무능하기까지 한 주변의 싸가지를 경계하심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