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간 치열한 대결 속 표심 향배 주목 7·30 재보선 누가 뛰나●순천·곡성 새누리·새정치·통진당·무소속 5파전 양상 이정현 前수석 지역민심 공략 최대 관심사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4년 07월 20일(일) 19:50

통합진보당 김선동 전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순천·곡성 선거구는 ‘왕의 남자’간 대결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인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고향 곡성을 발판 삼아 출사표를 던졌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전 의원도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또한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투척한 혐의로 의원직을 잃은 김선동 전 의원의 뒤를 이어 6·4 지방선거에서 10% 이상의 고정표를 획득한 이성수 후보까지 가세, 3개 정당간 대결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경선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한 구희승 후보의 경우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표심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8대 국회의원(비례)을 지낸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역임하며 현 정권 실세 중의 실세로 통한다.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4차례의 국회 예산결산위원 활동을 통해 광주·전남지역 국비 예산 확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정현 후보는 “이정현이 당선되면 순천·곡성이 변한다. 그동안 이 지역 국회의원들의 잇따른 의원직 상실과 보궐선거로 지역발전은 물론 지역정책까지 장기간 정체됐다”며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을 대폭 늘리고 끌어와 획기적인 순천·곡성 발전을 이루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이 후보는 “순천의대 유치 추진, 순천 정원박람회 국가 정원화, 대기업 유치를 포함한 청년일자리 마련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며 “이정현 대 서갑원 인물 대결이 돼야 한다. 누가 더 많은 예산을 가져올 수 있고, 누가 더 시민들에게 겸손하고 누가 더 깨끗한 사람인지 시민들이 비교해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서 후보는 1992년 당시 민주당 노무현 최고위원 비서로 정계에 발을 들인 뒤 노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핵심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 의전팀장,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정무1비서관을 거쳐 원내에 입성했지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1년 의원직을 상실했다. 지난해 초 복권된 서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노관규 전 순천시장을 꺾고 3년 만의 지역구 탈환을 자신하고 있다.

서 후보는 “이번 선거로 박근혜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 반성할 줄 모르는 정부, 무책임한 정부, 변화를 거부하는 정부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이제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이번 선거로 심판하고 반드시 승리해 곡성과 순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6·4 지방선거에서 통합진보당 전남지사 후보로 출마, 12.47%의 지지를 획득한 이성수 후보는 “이정현 후보가 예산 폭탄 운운하고 있는데 그런 돈이 있다면 어르신들께 약속한 기초노령연금부터 지급해야 한다”며 “순천·곡성 지역민의 준엄한 심판과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김선동 의원의 의원직 박탈은 박근혜 정권의 정치탄압이자 정치보복”이라며 “성실하게 땀 흘려 살아가는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 절대 다수 서민의 이익과 권리를 변함없이 대변할 것이고 박근혜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정현 후보와 서갑원 후보가 방송 토론회에 불참하는 것은 거대 양당의 패권적 행태로 순천시민과 곡성군민의 알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순천과 곡성 발전을 위한 정책과 공약을 주민들께 말씀드리기 위해 토론회를 성실히 준비해왔고 곡성군 선거사무소 개소식까지 미루면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거대 양당 후보들의 무책임 불성실로 인해 토론회가 무산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이정현 후보와 서갑원 후보를 겨냥했다.

교사 출신인 무소속 김동철 후보는 전남도의회 교육의원을 역임하고 6·4지방선거에서 전남도교육감 후보로 나선 바 있는 교육통이다.

김 후보는 “선거는 정의를 확인하고 발전시키는 행위”라며 “이번 보궐선거가 왜 생겨났으며 누구의 돈으로 치르는 것이냐. 번호에 죽고 사는 사이비정당을 심판해야 한다. 사이비종교나 정당은 사회를 병들게 하는 오염원”이라고 정당 소속 후보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역사회의 정치지도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가정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는 복지입법을 하겠다”며 “청년들이 함께 하는 새로운 농촌복지 모델 개발, 순천·여수·광양 통합, 공연장과 컨벤션 기능을 갖춘 국제청소년문화센터 유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소속 구희승 후보는 행정고시와 사법고시 양과에 합격하고 농림수산부·상공부 사무관, 산업자원부 서기관, 광주지법 판사,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사 등을 지낸 율사 출신이다. 안철수 대표계 인사로 알려져 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경선에 문제를 제기하며 탈당했다.

구 후보는 “오랜 시간 고민하고 준비했으며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화합·상생하는 따뜻한 풍토를 만들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임기를 지키며 책임감 있게 일하겠다. 순천시장·곡성군수와 모든 지역 현안을 긴밀히 협의해 지역민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순천의 잦은 보궐선거 시발점이 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는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의원직을 상실했는데 지금까지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과연 이명박 정부가 대법원까지 동원해서 의원직을 상실케 했는지 답변해야 한다”며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예산폭탄이라는 말로 막연한 선거운동을 하는데 과연 언제, 어떤 분야에, 얼마의 예산을 폭탄처럼 퍼붓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