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에 새 명소 다원형 레지던시 문열다 아트주, 선교사 사택 두 곳 리모델링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창작공간·게스트하우스로 탈바꿈 커뮤니티 활동 활발 전개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8월 03일(일) 19:31

지난 2일 광주 남구 양림동에 새 명소 다원형 레지던시 ‘호랑가시나무 창작소’가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미술, 음악, 문학, 원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예술가들이 입주해 있다. /광주 문화재단 제공

광주 남구 양림동은 20세기 초 서구 선교사들이 광주 최초의 근대식 학교와 병원 등을 설립하면서 광주의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이다. 때문에 많은 유적들이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호남신학대학교 내에 위치하고 있는 우월순 선교사 사택은 양림동의 근대역사유적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고풍스럽고도 이국적인 자태는 탐방객들로 하여금 과거로 회귀하는 시간 초월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우월순 선교사 사택 아래에는 그의 뒤를 이어 광주에 거주하며 활동했던 유수마와 원요한 목사의 사택이 각각 삼각형 구도로 위치하고 있다. 1950년대에 건축돼 1998년까지 선교사들이 사용했던 이 적벽돌 건물들은 그들이 한국을 떠난 후 한때 학생들의 기숙사로 사용됐다.

하지만 현대식 기숙사가 신축된 후에는 수년 동안 빈 채로 유지돼 왔다. 그래서 사택 앞 화단에는 잡풀과 우거지고 주변 공간들은 오랫동안 낙엽들이 아무렇게나 두텁게 싸여 상당히 음침한 기운을 풍기기도 했다.



이 유수마·원요한 목사의 사택이 광주작가들의 레지던시 창작공간인 ‘호랑가시나무 창작소’와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다. 아트주(대표 정헌기)는 지난 2일 오후 6시 30분 다원형 레지던시 공간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오픈스튜디오 행사를 가졌다.

아트주는 올해 3월 호남신학대학교로부터 이들 공간을 임대해 근처의 낙엽과 나무 잔해들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것으로 시작해 대대적인 수리를 진행했다. 먼저 원요한 사택 내부를 리모델링해 레지던시 창작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호랑가시나무 창작소’로 이름지었다. 이는 바로 곁에 수령 400년이 넘은 광주시 기념물 17호 호랑가시나무가 있고 근처에 크고 작은 호랑가시나무들의 군락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외관은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화단과 주변은 깔끔해졌고, 어둡고 비좁았던 실내 공간들은 밝고 실용적으로 개조됐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부엌, 로비, 화장실은 현대식으로 구비됐고 8개의 산뜻하고 널찍한 창작 공간들이 탄생했다.

광주문화재단 레지던스프로그램지원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미디어아티스트 정운학 작가가 큐레이팅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서양화가 한희원, 판화가 김상현, 조각가 윤남웅, 시인 나희덕,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음악가 이수은, 플로리스트 그룹 ‘위메이크플레이스’ 등 미술, 음악, 문학, 원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예술가들이 입주해 있다. 또한 단기 체류 해외 아티스트로 독일 출신의 재즈 뮤지션 피터 에발트가 기거 중이다. 이들은 양림동의 역사와 삶을 담은 창작 활동과 더불어 지역 주민과 끊임없는 스킨십을 통해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히 펼쳐가고 있다. 올 가을에는 그 결과물들을 창작소 바로 옆에 신축 중인 ‘호랑가시나무 미술관’과 야외무대 ‘백일홍 스테이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원요한 사택은 현재 게스트하우스로 변모중이다. 2인 1실인 7개의 룸과 편의시설을 갖출 예정이며, 특히 2층에는 3인에서 5인 가족들이 묵을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으며, 9월 초에 오픈할 예정이다. 문의 070-4240-0976.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