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바다서도 전복·해삼 양식 길 열렸다 전남대 김태호 교수, 수중 가두리 시스템 개발 태풍·적조 등 관계없이 어업인 소득증대 기대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4년 08월 03일(일) 20:21

전복·해삼 등 수산 무척추 동물이 육지와 인접하지 않은 넓은 바다에서도 양식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주목을 끌고 있다.

다층 구조의 수중 가두리 시스템이 전남대 교수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태풍과 적조 등 외부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전복 등 수산 무척추 동물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어업인 소득 증대는 물론 수출 확대를 위한 기반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전남대에 따르면 수산해양대학 해양기술학부 김태호 교수가 주로 연안에서 이뤄지는 전복 양식을 조류 소통이 양호하고 수질이 깨끗한 외해(外海)에서도 할 수 있는 수중 가두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안 전복 가두리의 경우 같은 어장에서 매년 양식을 하는 연작(連作)과 밀식으로 어장이 황폐화되고 폐사율이 매년 증가하는 등 생산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가두리 시설이 파도에 약해 태풍에 의한 시설물 파괴, 전복 폐사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기존 전복 가두리 시설의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질이 깨끗한 먼 바다로 나가 파도와 적조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수층에서 전복 등을 안정적으로 양식할 수 있는 수중 가두리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가두리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수중에 설치돼 있다가 전복 종패 입식과 선별 및 먹이 공급 등 필요시에만 간단한 압축 공기 조정 장치를 사용해 수면 위로 올려 작업을 한 후 다시 원래의 위치로 내려지는 방식이다.

특히 이 가두리에는 전복 셸터(집)를 아파트 형태의 다층 구조로 적재할 수 있는 장치가 구비돼 14X14 m 크기의 가두리 1대에서 기존 2.4X2.4 m 가두리 64대 물량의 전복을 양식할 수 있어 효율성이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셸터의 종류만 교체하면 전복 외에 해삼과 문어 등 다양한 종류의 수산 무척추 동물의 양식 시설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개발된 가두리의 성능과 해상 적응 시험은 남해안에 비해 파도가 훨씬 높지만 수질이 깨끗한 동해안의 시험 어장에서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

김태호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의 조기 실용화를 위해 현지 시험 어장에서 관련 어업인을 대상으로 수시 시연회를 실시할 계획이며, 기존 전복 양식 시설이 밀집된 완도 등지를 순회하면서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수산 실용화 기술 개발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민간기업인 대복수산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