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문화 ‘호강’ 해볼까요? 문/화/난/장 이 연 광주시문화정책실장

2014년 08월 28일(목) 19:27

문화예술 행위가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는 여느 도시에 비해 문화예술행사가 풍성한 편. 이번 주부터 광주문화예술계는 분주하다. 광주국제영화제가 이미 개막됐고 아트광주2014와 월드뮤직페스티벌이 29일 팡파르를 울린다. 그리고 뒤이어 국제여성미술제,광주비엔날레, 브랜드페스티벌, 광주아리랑축제, 2014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문화예술 잔치가 풍성하다.



그 뿐 아니다. 광주시립예술단도 가을 정기 공연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준비하고 있고 민간예술단체나 예술인들도 뒤질세라 발표회 마련에 심혈을 쏟고 있다. 가히 문화도시답다. 광주는 문화예술도시임이 틀림없다. 문화예술로 살아숨쉬는 도시임을 드러낸다. 늘 뭔가 살아 꿈틀거리는 문화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답다.



한때 존폐위기까지 겪었던 광주국제영화제는 최근 몇 년새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상영작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고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안정화단계에 접어들었다. 2011년부터 김대중노벨평화영화상 시상을 하며 평화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발표함으로써 아시아 최초의 평화영화제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세워가고 있다. 영화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친구나 가족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는 모습이 이번 주말에 피크를 이루지 않을까 기대된다.



오늘 개막될 광주아트14(30-9월2일 김대중컨벤션센터)는 ‘역사적 사건과 미래적 기억’을 주제로 국내 68개, 국외 13개 등 국내외 81개 갤러리가 참여해 400여명에 달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팝아트의 대가인 앤디 워홀을 비롯해 에바 알머슨, 백남준, 만 레이, 크리스토 자바체프, 빌 브란트, 이우환, 호소에 이이코, 김창열, 왕지지에, 호안미로 등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현대미술 스타들이 작품이 대거 출품된다. 그야말로 현대미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아트페어가 될 듯 싶다.



‘불꽃과 정원’을 주제로 한 2014국제여성미술제(9월3-13일 시립민속박물관)도 이 가을에 볼만한 전시행사 중 하나. 전시회 뿐 아니라 포럼과 워크숍, 미니아트마켓까지 포함하는 종합문화행사로 꾸며진다. 전시회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 베트남 몽골 등 해외 10개국 50여명, 국내 여성작가 60여명이 참여해 작품을 선보인다. 여성의 열정과 삶이 예술로 표출되었을 때 창조력은 집약되고 총체적인 에너지로 넘쳐 흐른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9월5일 개막될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20주년을 맞아 그 내공을 한껏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제시카 모건 감독의 지휘봉 아래 ‘터전을 불태워라’는 주제로 선보일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본전시 뿐 아니라 특별전 또는 부대행사를 통해 광주시내 전역이 전시장으로 꾸며져 마을 커뮤니티공간이 되고 폐부지가 도심속 정원으로 탈바꿈될 터다. 또 2014광주비엔날레 시민참여프로그램 ‘나도 비엔날레작가-쓸데있는 궁리’는 시민의 일상으로 들어가 소소한 고민과 불편함 등을 예술로 풀어내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다.



문화판의 잔치는 벌어지고 있고 또 준비되고 있다. 다음은 문화시민의 차례다. 이를 꼭꼭 씹어 삼키고 맛있게 즐기는 것은 다름아닌 시민들의 몫이다. 이는 의무 사항이 아니다. 이 시대 광주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이 누리는 문화적 호강이 아닐까. 이 가을에 문화적 호강을 최대한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