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년을 맞이하는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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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09월 04일(목) 2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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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현상들을 보여주는 미술전이다. 20년 동안 광주시민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글로벌한 현대미술의 장을 열어줌으로써 또 다른 시각과 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주었고 타문화와의 소통과 수용을 위한 열린 시각을 배양하는데 기여하였다. 세계 미술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는지 작은 이해의 고리를 열어주기도 했다. 또 예향이자 의향인 광주에서 현대미술을 매개로 한 국제 행사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20주년을 맞이하는 광주비엔날레가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들게 한다. 광주비엔날레는 도대체 누구의 비엔날레인가 하는 것이다. 광주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운영측은 행사와 재단의 존재 이유가 누굴 위해서 인가를 늘 명심해야 한다. ‘과연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시민의 것인가? 현대미술 축제라는 명분으로 미술가들을 위하고 있는가?’라는 점을 물어야 한다. 광주가 없는 광주비엔날레란 느낌이 강하다. 광주시민들과 미술인들은 이 지역에서 치러지는 행사이기에 여태 보듬어 감싸 안고 개선 되기를 희망해 왔다.
광주비엔날레는 현재 개혁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세세히 열거하기엔 무리가 있겠으나 크게 두 가지로 요약 가능하다. 하나는 정체성 확립이다. 목적과 목표, 방향성이 명확해야 한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 때문에 진행되고 있는지가 분명하게 표방되어야 한다. 여타 다른 비엔날레와의 차별성은 무엇이며, 특징은 무엇인가?
적어도 필자가 생각하는 광주비엔날레는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미술의 세계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정책적 목표를 지향하여야한다. 그러나 현재는 일부 관련자들만이 관여하는 가운데 목적성을 상실하고 기형적인 행사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비엔날레 구조와 소통 부재의 문제이다. 현재는 대표이사가 총감독을 선정하고 총감독에 의해 주제가 결정되는 수직하강구조라고 하겠다. 이러한 구조는 광주비엔날레의 운영과 방향이 독단적이고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 이사진의 책임이 작지 않다. 그러나 이사나 감사도 대표이사가 선임해서 자신을 감독하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제 기능을 할 수도 소통의 창구도 될 수 없다. 다음으로는 100억이라는 혈세가 집행되는데 예산에 대한 감사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황당한 상황이다. 예산집행에 주의하고 신중하다면 잘못된 관행과 문제점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는다.
광주비엔날레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의 해법을 제안하자면, 오늘을 사는 이 시대 미술창작자들의 화두를 모아 주제를 선정하는 과정을 거치고 총감독과 큐레이터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하라는 거다. 이사제의 기능을 보완해서 상호 견제와 균형의 묘를 살리고 정기적이고 실효성 있는 감사를 통하여 조직 운영과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 광주시민과 창작자, 기획자간의 상호 꾸준한 소통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광주비엔날레가 진정한 문화예술축제의 장으로 새롭게 재탄생되리라 기대한다.
광주비엔날레는 20년이라는 시간동안 글로벌한 현대미술을 지역과 대한민국에 보여준 노력과 성과가 있다. 성년을 맞은 이 시점에 진정한 정체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구조개혁을 통하여 조직 운영의 건전성이 이뤄져야 하며, 지역경제와 함께 성장 발전하기 위한 정책적인 고려가 수반되어야 한다.
광주비엔날레재단과 광주시, 우리 미술인 모두가 진지한 고민과 반성을 해야 한다. 20년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철저한 개혁을 이루어야 하겠다.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비엔날레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진정성을 갖고 노력해야할 때다.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시민은 물론 우리 국민, 나아가 세계인이 진정으로 함께 준비하고 즐기는 축제가 되어야 하며 더불어 문화현장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현재 겪고 있는 성장통을 잘 극복하여 한층 성숙한 비엔날레로 우뚝 서리라 확신한다. 끝으로 이번 광주비엔날레 행사가 광주시민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로 성공적인 진행이 되기를 마음을 다해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