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대화가 최고의 교육 문/화/난/장 이 현 아동문학가 kjdaily.com

2014년 09월 11일(목) 20:32

보름달, 코스모스, 아기의 환한 웃음….

마음이 하루 종일 무겁다가도 하늘에 둥실 떠 있는 보름달을 보면 내 마음도 두둥실 떠오르는 기분이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나 아기의 환한 웃음, 다정하게 맞잡은 노부부의 손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어느 새 입 꼬리가 쓰윽 올라가며 답답하고 우울했던 마음들이 화르르 사라지는 기분이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밥을 먹는 모습을 볼 때도 그렇다. 꿩 먹고 알까지 먹게 된다는 밥상머리 교육의 진수를 보는 것 같아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한 연구진에 의하면 아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하는 밥상머리에서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어휘력은 책을 읽어 얻게 되는 어휘력보다 10배나 더 많다고 한다. 다시 말해, 밥상머리에서 가족들과 함께 도란도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어른들이 열광하는 자녀교육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아이의 양육을 전적으로 맡고 있는 사람과의 대화만을 통해 아이의 언어가 발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니다. 아이와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책을 읽고, 놀이터에 가는 등, 함께 보고 함께 느끼며 함께 생활하는 만큼이나 말하지 않아도 통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상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아이는, 특별히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저녁시간에만 잠깐 만나는 가족들과의 대화는 다르다.

함께 하지 않았을 때 일어난 사건들을 가족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설명을 하다보면, 아이는 어느 새 어떤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방법들을 터득하게 된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언니, 형, 동생 등, 함께 하는 가족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나이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른 만큼이나 가족들의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또 다른 단어들을 생각해 내게 된다. 또 다른 경험에 노출 되었을 경우에도 아이는, ‘음, 이렇게 물어보면 이렇게, 요렇게 물어보면 요렇게 대답해야지!’ 또 다시 있게 될 가족들의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미리미리 생각하며 관찰하게 된다. 어떤 상황에 대한 질문과 답들을 스스로 만들어 가며 사고의 폭을 확장시킨다.



반드시 아이의 눈높이에만 맞춰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다.

‘뭐지?’ ‘저게 무슨 말이지?’ 어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궁금해 하고 추론하며 상상하는 것도 좋다. 일상 언어에 대한 고민에 따른 이해는 학습에 대한 이해도로 이어져 학업 성적을 향상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온 가족이 함께 앉아 나누는 밥상머리 대화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함께 여러 방면의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함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해석을 하게하며 다양한 생각들을 추론하며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어느새 또 다시 시작된 가을.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앉아 식사 할 때만이라도 서로에게 온전했으면 좋겠다. 식사시간만이라도 텔레비전 No! 핸드폰 No! 한 지붕 아래 함께 살고 있으면서도 서로가 마주 할 시간도 없는 만큼, 오랜만에 함께 하는 식사시간만이라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온전히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미국의 대통령 케네디 가에서는 케네디 형제들이 어렸을 때에 어머니가 식당 입구에 그날그날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토론 할 이야기의 주제를 종이에 적어 걸어 놓곤 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진정한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옳고 그름이 아닌, 서로의 가슴을 온전히 품어주는 맛나고도 따뜻한 밥상. 살아가는 내내 두고두고 힘이 되는 즐겁고도 행복한 밥상머리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