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로 따뜻한 공동체를 오성수 경제부장

2014년 09월 29일(월) 20:20

경제활동은 이윤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은 수익을 내고, 공공기관도 자생능력을 갖는데 주력한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기침체가 고착화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더 절실하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사활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많이 가진 자와 덜 가진 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간극이 더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나 기관은 더 잘 나가는 반면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업은 더 어려움에 직면한다.

전반적인 복지 확대로 절대적인 빈곤층이 많이 줄었지만 수익에 집착한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개개인은 물론 기업 간에도 빈부차가 커지면서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억대 연봉에 다양한 복지 혜택이 주어지는 대기업과 일부 공공기관은 구직자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사회양극화를 부추기면서 심각한 사회문제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이 경제활동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복지나 임금 차이가 크지 않은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사회양극화로 인한 후유증이 적지만 일부 대기업에 쏠림 현상이 유난히 큰 우리나라는 어떤 기업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생활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이는 경기 불황과 맞물리면서 더 커지고 있다. 경기 불황에는 서민들과 영세 중소기업 등 상대적으로 약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경제 구조의 불합리성을 지양하고 더불어 함께하자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윤추구에 초점을 맞춘 기존 기업위주의 경제에서 탈피해 인간 및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고 일자리를 통해 빈부차이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소위 사회적경제다.

사회적경제는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일부에게만 혜택을 주는 부의 쏠림현상을 지양하고 적절한 이윤 분배를 통해 실업난을 해소하고 공동체문화를 만들자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를 통해 지역경제에 선순환을 지향한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적경제의 등장은 물론 최근은 아니다. 지난 1970년대 프랑스에서 소개된 후 유럽을 중심으로 90년대부터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 시작해 알뜰하게 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협동조합 등은 역사가 매우 깊지만 사회적경제 측면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기업 논리 측면에서 관리됐다. 그런데 근래 들어 기업 환경이 바뀌면서 사회적 경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글로벌 환경과 고용 없는 성장 등 기업 구조의 변화와 만성적인 고용불안 및 가정생활의 위기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수 토종인 ‘세비쉬’ 돼지를 스토리텔링화 해 세계적인 협동조합으로 성장한 독일 슈베비슈할 협동조합이나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일련의 교육과정을 거쳐 요리사로 변신해 운영중인 영국 런던의 브리게이드레스토랑 등 업종이나 형태도 다양하다.

국내에서도 건실한 주식회사에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최초의 사례이자 성공적인 운용으로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서울의 ‘더파이브’ 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들의 공통점은 일부 주주나 특정인이 주축이 된 이윤극대화보다는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조합원이나 구성원 모두에게 고른 이윤분배와 공동체 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식회사는 주식의 보유 정도에 따라 수익과 결정권이 배분되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원 누구에게나 같은 조건의 요구와 책임 분배가 이뤄져 훨씬 더 합리적인 재분배가 이뤄진다.

물론 아직도 사회적기업 상당수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고, 협동조합도 성장의 한계가 있는 등여러 난제가 있지만 체계적인 시스템만 확보되면 일반 기업보다 훨씬 효과나 사회적 반향이 크다는 것이 여러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등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자치단체에서도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광주시와 전남도도 민선 6기 출범을 계기로 사회적경제에 기반을 둔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광주NGO시민재단도 최근 각계 전문가 11명으로 ‘사회경제프로보노단’ 발대식을 갖고 지역의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