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억제·혁신학교 확대 광주·전남 시·도교육감 취임 100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9시 등교’ 대두·방과후학교 재단 설립 중단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직 수행 바쁜 행보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4년 10월 06일(월) 19:52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직 수행으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초등학생들과 텃밭가꾸기를 통해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으로 재선에 성공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민선 2기 취임 100일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논란 등 난제가 연속됐다.

재선인 만큼 진보교육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장 교육감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직까지 맡으면서 이 같은 예측은 각종 교육현안에서 현실화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주지역 자사고인 송원고와 숭덕고와의 분쟁이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이었던 송원고를 조건부 통과시키면서 촉발된 자사고 분쟁은 평가 시점이 1년이나 남았던 숭덕고에까지 번졌다. ‘귀족학교’라며 자사고 폐지를 원하던 시교육청은 결국 송원고의 성적제한 규정을 삭제해 사실상 자사고 장점을 없애버렸다. 성적제한을 더욱 강화하려고 했던 숭덕고는 시교육청의 태도를 지켜보며 아예 자사고 승인을 반납하고 일반고로 전환해 버렸다.

시교육청으로서는 성과였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정책 집행 방식에 대해서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 교육감의 핵심 교육정책 사업인 혁신학교도 숫자를 대폭 늘릴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는데 성공했다.

교육의원이 사라진 시의회에서 시교육청을 견제할 세력도 없어져 예산 부족·타 학교와의 형평성 시비 등 시교육청 안팎의 우려에도 조례 개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경기교육청에서 시작된 ‘9시 등교’ 논란은 교육적인 내용과는 별개로 정책 추진 자체가 진보 색깔을 띠면서 시교육청도 따라가는 모양새다.

선거 전후 ‘9시 등교’에 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시교육청은 최근에야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나섰다.

지역 일부 교육단체들이 강하게 반대입장을 드러냈지만 시교육청은 여론을 먼저 들어보겠다는 태도를 취하면서도 등교시간을 어떻게든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 양측 충돌이 예상된다.

장 교육감은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등교시간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후, 적용시점을 내년 신학기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등교시간이 늦춰지더라도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은 학교가 맡아주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만큼, 청소년을 공부만 하는 기계가 아니라 숨 쉬는 하나의 생명체로 바라봐야 하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시교육청의 또 하나의 핵심사업이었던 ‘방과후학교 재단’ 설립은 중단됐다.

예상치 못했던 이해관계 집단이 재단설립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시교육청이 사업의 전면 재검토 요구를 받아들여 이익이 상충되지 않도록 사업을 재조정하고 있다.

취임 100일 동안 보여준 시교육청의 진보 교육정책이 지속적인 혁신을 외치고 있는 장 교육감의 체제 아래에서 앞으로 어떤 형태로 학교 현장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또 이같은 시교육청의 교육정책 못지않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장 교육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회장직을 맡은 선례가 드문 데다 가장 진보적인 색채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은 장 교육감이 회장에 올라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전교조 미복귀자 처리, 자사고 논란, 지방교육재정 문제가 현안으로 제기되자 장 교육감이 교육부와 협의에 나섰지만 협의회 차원의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협의회의 위치가 정책 건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만큼 아직까지는 협의회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향후 장 교육감 체제의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해 정부와 협의에 나설지에도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