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아이디어만 뛰어나면 투자자 찾기 ‘OK’ 똑똑한 행복도시 스마트 그린 시티를 가다 8·完. 벤처기업의 스마트 놀이터 ‘Plug & Play’ 스타트업기업 기술이전·사업화 성공 이어주는 다리 역할 실리콘밸리 문화·경영 역량 활용 ‘전문가 네트워킹’ 지원 박상원 기자 swp@kjdaily.com

2014년 10월 08일(수) 20:19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 한복판에 자리한 스타트업 기업의 꿈의 공간 ‘Plug & Play’사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벤처기업에게 투자자를 찾아주는 브릿지(Bridge)기업으로 전 세계 벤처기업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창업 지원기관이다. 사진 아래는 ‘Plug & Play’사 입구 안내센터 위에 업무 협력을 맺고 있는 전 세계 기업들의 이름이 새겨진 패널이 설치돼 있는 모습.

창업 벤처기업의 꿈의 공간, 미국의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 실리콘밸리를 가능하게 하는 성장동력은 뭘까? 그 핵심은 스타트업(Start up·신생 벤처)기업의 투자자를 찾아주고 기술이전을 도와주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모든 컨설팅을 해주는 다리(Bridge)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적인 브릿지기업이 플러그 앤 플레이 테크센터(Plug and Play Tech Center. 이하 플러그 앤 플레이)이다.

지난 2006년에 실리콘밸리 한복판에 설립된 플러그 앤 플레이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페이팔(Paypal), 스카이프(Skype), 드롭박스(Dropbox) 등을 양성한 세계적인 인큐베이터 기관이다. 현재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 기업이 실리콘밸리의 문화와 경영 역량을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가와 네트워킹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플러그 앤 플레이의 인큐베이팅은 미국 현지의 세계적인 VC(벤처 캐피털)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수준 높은 멘토링을 받을 수 있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전 세계 많은 벤처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Plug and Play EXPO와 Camp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을 발굴해 300여개가 넘는 기업, 180여명이 넘는 VC 투자가, 정부, 학계, 기업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대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러그 앤 플레이의 컨설팅은 구체적으로 벤처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펀딩(Funding)받을 수 있도록 연결을 시켜주거나 데이터센터가 완비된 회사 내 오피스 대여, 벤처기업에서 적절한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경영에 필요한 멘토링, 각종 법, 회계, 홍보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이른바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키스톤 종’(keystones species·생물 간의 상호작용과 다양성 유지에 도움을 주는 종)의 역할을 수행한다.

플러그 앤 플레이의 설립자는 아랍계의 아미디 사이드(Saeed Amidi). CEO 겸 투자자인 그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은 투자자를 만나기 어렵고, 투자자는 기술과 아이디어의 사업화 가능성을 검증해 리스크(위험)를 줄일 수 방안을 찾는 기업 환경에 착안해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기업 ‘플러그 앤 플레이’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플러그 앤 플레이에 입주하는 벤처기업들은 6개월 동안 자신들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컨설팅 받아 다듬고 정리해 이후 정기적으로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 전 세계 기업들의 투자자 경향이나 기술 변화상을 알기 위해 연수를 받기도 한다.

입주한 기업들은 건물 2층에 사무실 공간을 배치 받는데 특징은 간단한 책상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모두 오픈된 공간에서 근무한다. 근무하는 사람들 모두 책상 위에 컴퓨터만 달랑 있는 것 말고는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우리 일행이 방문했을 때도 1층 로비를 비롯 사무실 공간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회의를 하거나 아이디어나 기술, 투자계획 논의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책상 위에 푯말이 작게 붙어 있는데 눈에 익은 한국기업도 있어 반가웠다.

‘Plug & Play’사의 CEO 겸 투자자 아미디 사이드.

입주기업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나 기술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설명하기 위해 폭풍전야 같은 고요함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기 위해 모든 힘을 쏟듯이 이들 신생 벤처기업들은 자신의 기술을 인정받고 사업화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대부분의 입주기업들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이상 투자자를 찾아 사업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시간을 보낸다. 2년 이상이 지나면 투자자를 찾는 게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디어 관련 모바일 업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플러그 앤 플레이는 기업들의 입주금, 정보이용료, 그리고 CEO의 투자에 의한 이익금으로 운영된다. 입주한 기업들의 기술과 아이디어 사업화 등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 모아 투자하고 이들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얻는데 그 규모가 상상을 뛰어넘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벤처기업의 시작단계에서부터 투자가 이뤄지므로 최소 몇십 배에서 수천 배의 이익을 얻는다는 게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아미드 CEO는 “엔젤 투자자들을 비롯 MIT나 스탠퍼드, 버클리 등 우수한 대학의 교수 및 학생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전 세계 기업과 떠오르는 기업 등 그 모든 기술과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곳으로 한국의 대학생들에게서도 아이디어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곳에 입주해 있는 한국인 기업가 이선우(미국명 Simon Yi)씨는 “한국인들은 좋은 기술이 있어 사업화를 추진할 때 투자자 등에게 오픈하고 협조를 구하는데 너무 인색하다”며 “이러한 이유로 신생 벤처기업의 사업화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의외로 일본의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신기술을 찾아다니고 사업화에 적극 투자하는데 한국회사들은 그런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이 대표는 신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성공하려면 이에 투자하려는 자본가와 소비자, 주변 동업자들의 협력이 중요한데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기술이 빼앗기지 않을까 소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헐값에 매입하거나 빼앗는 문화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입주 한국인 기업가 Sam Lee씨도 “한국의 기업과 젊은 벤처 기업가들에게 영어실력과 같은 기본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콘텐츠와 전달방법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기업이 미국 바이어나 투자자, 현지 기업의 눈에 들기 위한 성공적인 PT 노하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현지의 자료나 트렌드를 많이 수집하고 관련 세미나와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으며 현지 네트워크 단체와의 협조 시스템 구축, 실리콘밸리 산업생태계의 강력한 힘을 우리 기업이 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박상원 기자 swp@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