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천주(泉州)의 안평고씨(安平高氏)는 고구려 왕실의 후손이다 문병채 박사의 신 해양실크로드 kjdaily.com |
| 2014년 10월 16일(목) 18: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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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어떻게 이곳에 왔을까?
중국 내 지명 중에 ‘신라’, ‘고려’ 명칭이 많다. 주로 중국 동남해안인 절강성과 복건성 등에 많이 나타난다. 이는 당시 한반도인들의 중국 진출을 입증하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양실크로드와의 관련성을 파악해 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천주시(泉州市) 남안현(南安縣) 금도진(金淘鎭) 심휘촌(深輝村)에 고려조(高麗厝)란 마을이 그 중의 한 곳이다. 고려조란 ‘고려인들이 사는 마을, 즉 고려촌’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고려인들이 언제 어떻게 이곳에 왔을까? 천주 해양교통사박물관 엽은전(葉恩典) 박사가 ‘안평고씨족보’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고씨 족보와 고현비문(낙양에 위치)에 의하면, 고보(高寶)는 고려 수도 평양에서 ‘도독’을 역임했다. 아마 시대적으로 볼 때, 보장왕의 손(孫)인 듯싶다.
그 아들 고방(高方)은 평양자사를 지냈다. 중국식 관직명으로 기록돼 있으나 아마 오늘날 평양시장인 듯하다.
고렴(高廉)은 그의 아들 고현(高玄)을 따라 당나라로 망명, 고현의 공로로 천주 사마에 임명돼 천주에 내려가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안평고씨의 첫 정착자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현은 고구려 보장왕 때, 연개소문이 죽자 그 아들간의 권력투쟁과 더불어 남생(男生)과 함께 668년 당나라로 망명한 장본인이다. 망명 후, 당의 선봉장이 돼 싸워 고구려를 함락시킨다. 그 공로로 의성부 좌과의도위 총관 벼슬을 얻었다. 후에 하남성 광주로 이사 해 정착한 듯하다.
이렇게 해 하남성 광주에서 몇 대를 이어 살다가 고휘강(高諱鋼) 때, 큰 재난을 겪고 이를 피해 복건성 복주시로 이사하게 된다. 그리하여 복주서 별 탈 없이 몇 대를 살면서 고호(高號)대에 이르러 천주(泉州)에 왜구가 침입하자 이를 격퇴시켜 큰 공을 세우고 본인은 죽음에 이르러 천주에 묻힌다.
그 아들 고익(高謚)은 부친 묘를 지키기 위해 천주시로 이사해 온다. 그리고 그의 아들 고혜련(高惠連)은 병부상서의 벼슬을 지내는 등 명 대를 상류층으로 지낸다. 그러나 후손 고산(高山)대에 이르러 천주에 큰 한해가 든다. 하는 수 없이 한해를 피해 천주 안계현 대평향으로 이사 온다. 대평고씨(大平高氏)의 시조가 된다. 대평고씨는 크게 번성하게 된다.
5세손(世孫) 고동치(高童治)에 이르러, 천주(泉州) 남안현(南安縣) 금도진(金淘鎭) 심휘촌(深輝村) 13도(十三都)마을로 이사 왔다. 고씨 족보에 고동치는 ‘고씨 시조(始祖)로부터 22세손이고, 생졸 연월은 확실하지 않다. 입신출세도 분명하지 않다’라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추정 결과 1470년쯤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 고동치가 멀리 남안현의 13도(十三都)마을까지 이사 갔던 이유는 그곳에 친척인 고씨, 즉 고렴(高廉· 천주자사 역임)의 후손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란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런 같은 성씨에게 찾아가는 것은 당시 이주 형태의 큰 특징이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고동치는 13도로 이사한 후, 마을이름을 고려조(高麗?)로 명명했다. 후대들이 자기의 원천을 잊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고려촌은 이렇게 해서 탄생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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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촌에 고려인은 없었다
안내를 따라 고려조 마을로 갔다. 마을은 그저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높푸른 하늘에 뜬 흰 구름도 한가롭다. 여기 저기 핀 꽃들이 남국의 정서를 더해 준다. 대자연은 변함이 없는 가운데 시시각각 변하면서 옛 고려를 까마득히 잊은 듯 말이 없다.
집들이 현대식 민가로 바뀌었다. 마을 초입에 사람들이 보인다. 한국에서 왔다고 인사를 하니 순박한 시골 분들이 관심을 가진다. 마을 어른의 안내로 마을을 둘러봤다. 마을 곳곳이 오래된 역사의 숨결이 느껴진다. 마을 담장은 거의 돌담이다. 빛바랜 오래된 돌담이다. 쌓은 형태가 우리 시골 그것과 꼭 같다. 보호 조치도 없이 누대로 그냥 사람들이 살아온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다. 건물은 허물어졌지만 흔적은 그 시대를 알려주고 있었다.
우리 눈에 익숙한 텃밭, 돌담, 골목길 등에서 고국의 향취가 느껴진다. 그것을 쌓고 만든 것은, 이들이 조국과 좀 더 근원의 삶에 가깝게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이 마을에는 원래 고려에서 온 고(高)씨가 살았다고 한다. 현재 고려조 마을에는 고씨가 살지 않는다. 명말 청초 시기에 엽(葉)씨가 이 마을로 이사 온 후, 무슨 연유에서인지 고씨는 마을을 떠났다고 한다. 지금은 대부분 엽(葉)씨다.
그러나 마을 명칭만은 바뀌지 않고 계속 고려조(高麗厝)란 마을 이름을 써 오고 있다고 한다. 고씨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현재 아는 사람은 없다.
고씨 사람들이 어디로 갔을까? 이에 대해 엽은전(葉恩典) 박사는 그들이 고려조를 떠나 안평으로 가서 안평고씨로 번성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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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고씨 가계도
고구려 평양에서 중국 천주로 이주해 번성한 안평고씨족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고보→ 고방→고렴→고현…>고휘강…>고호→고익→고혜련…>고산…>고동치’로 이어진다.
즉 고보(高寶, 평양도독)→고방(高方, 평양자사)→고렴(高廉, 아들 따라 당나라에 옴, 천주 사마에 봉해짐)→고현(연개소문 아들 권력투쟁과 함께 668년 당나라로 망명 옴, 의성부 좌과의도위 총관, 하남성 광주에 정착)…>고휘강(재남을 피해 복건성 복주시로 이사)…>고호(왜구 격퇴 및 사망)→고익(부친 묘를 지키기 위해 천주시로 이사)→고혜련(병부상서 벼슬 지냄)…>고산(한해를 피해 천주 안계현 대평항으로 이사, 대평고씨 시조가 됨)…>고동치(남안으로 이사, 高麗厝 형성)
고현(高玄)의 비문
현재, 하남성(河南省) 신안현(新安縣) 철문진(鐵門鎭)의 천당지재(千唐誌齋) 6원(院) 2호창(號窓) 안에 보관돼 있는데(‘千唐誌齋藏誌’上冊 p.397에 묘지명 탁본이 실려 있다).
▶642년[보장왕 원년] 출생
667년[보장왕 26년] 천남생(泉男生)을 따라 당나라로 들어가 장안성(長安城) 안에 살게 됨
(천남생(泉男生)의 묘지명에 따르면, 건봉(乾封) 원년(666)에 아들 천헌성(泉獻誠)을 당에 입조(入朝)시켰고, 자신은 이듬해에 당나라로 들어갔다가 총장(總章) 원년(668)에 돌아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다시 당나라로 개선했다. 그런데 고현(高玄)이 고구려 멸망시 당나라 군대에서 활동했으므로 667년에 당나라로 들어간 것으로 판단됨).
▶668년[보장왕 27년] 당나라 군대의 선봉장이 되어 평양성을 공격함. 이 때의 공적으로 의성부(宜城府) 좌과의도위(左果毅都尉) 총관(摠管)에 제수됨.
▶683년[당 홍도(弘道) 원년] 운휘장군(雲麾將軍)으로 승급
▶686년[당 수공(垂拱) 2년 2월] 신무군(神武軍) 통령(統領)으로 파견됨.
▶687년[당 수공(垂拱) 3년 4월] 돌궐(突厥)을 격파해 우옥검위(右玉鈐衛) 중랑장(中郞將)으로 제수됨.
▶689년[당 영창(永昌) 원년] 칙명을 받아서 여러 주(州)에서 고구려(高句麗) 병사(兵士) 선발
▶690년[당 천수(天授) 원년] 칙명을 받아서 낙주(洛州)의 병사(兵士) 선발. 신평도(新平道) 좌삼군(左三軍) 총관(摠管)에 임명되어 돌궐(突厥) 정벌에 나섬.
▶690년[당 천수(天授) 원년 9일] 관군대장군(冠軍大將軍), 행좌표도위(行左豹韜衛) 익부(翊府) 중랑장(中郞將)에 제수됨.
▶690년[당 천수(天授) 1년 10월 26일] 49세를 일기로 낙양(洛陽) 합궁현(合宮縣)의 자택에서 병사(病死)함.
▶691년[당 천수(天授) 2년 2월] 묘지명이 작성됨.
▶691년[당 천수(天授) 2년 10월 18일] 낙양(洛陽) 북망산(北邙山)에 장례 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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