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호남인가, 왜 상생인가

김종민
지역사회부장

2014년 10월 20일(월) 20:21

광주, 전남, 전북, 지리적으로 가까운 호남이다. 예로부터 의향·예향의 고장으로 칭송돼 왔다. 하지만 소원한 관계가 연속되면서 국가 정책이나 예산, 인사까지 밀렸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서도 소외는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600여년 만에 충청에도 추월을 당했으니, 충격을 넘어 조선시대 이후 최대의 ‘굴욕’이나 다름없다. 지역자본이 사라진 지 오래여서 기업이 생기지도, 그렇다고 타 지에서 들어오지도 않고 일자리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호남이 우리 세대에 와서 작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에 호남은 없다’는 자괴감이 나돈다. 살아가는 게 갈수록 고단해 지고 있는 호남이 손을 잡았다. 공존의 삶 ‘상생(相生)’, 살아남기 위한 절박함이다.

일단은 정서적 동질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공동체 의식으로 서로 양보하며 배려하며 잡은 손을 다시는 놓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먼저 전남도가 광주시, 전북도에 제안한 시·도간 인사 및 예술단 등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3개 시도가 내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문화관광 활성화 협력, 호남권 관광벨트 구축, 서해안(군산-목포) 철도, 한국학 연구기관 및 실학원 건립 등 현안에 한 목소리를 내는 것, 520여만 호남인이 더불어 이뤄야 할 과제다.

마음이야 당장에라도 성과를 내 놓으면 좋겠으나, 소원해진 시간만큼이나 다가설 시간이 요구될 것이므로 조급함은 금물이다. 광주·전남이 상생의 첫 결과물로 삼고자 한 발전연구원의 통합의 사례도 있지 않은가.

호남이 살려면 영남권과의 대화합에도 나서야 할 때다. 대한민국의 ‘블랙홀’로 굳어져 버린 수도권에 맞설 수 있도록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구도 또한 강조된 때문이다. 그리고 세종시의 출현으로 ‘수·충권’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지금, 충청권의 움직임도 경계하고, 공동 전선을 펼쳐야 할 것이다.

호남의 상생발전을 위해선 시도민의 충분한 소통 위에 단체장의 의지가 우선이다. 지난 6·4지방선거 과정에서부터 상생을 중요 화두로 삼았던 것을 잘 안다. 그 이행에 한 치의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 하겠다. 윤장현 광주시장님, 이낙연 전남도지사님, 송하진 전북도지사님, 굳게 손을 맞잡은 채 임기를 훌륭하게 마치실 수 있기를 부탁드린다. 그래야 이후의 승승장구까지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떻든 고립무원의 호남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 단초는 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개 시도지사는 정기적으로 협의회 및 정보 교환, 호남권발전을 위한 공동의제 발굴 및 대정부 공동 건의, 국민안전·사회경제·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교류·협력키로 다짐도 했다.

지난 2008년 중단된 이후 호남권정책협의회가 재가동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상생의 의미를 더하게 됐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밑그림을 그렸다 보고 완벽하게 완성해 내는 과정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 지사가 밝힌 것처럼 호남을 완전 복원하기 위해 한가지씩 합의하고 실천해 가면서 공동 발전하고 대한민국을 이끄는 중심축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호남의 위기는 최근 들어 심화되는 형국이다. 10년새 무려 32만명의 호남인이 다른 시·도로 유출됐다. 거주하지 않지만 주민등록을 유지하고 있는 청장년층도 17만명이다.

그 이유야 20대의 이탈이 많은 데서 보듯 뻔하지 않은가. 일자리가 없다는 것. 취업 등 경제적 요인이다. 세종시 건설 이후 충청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도 이를 반증한다.

결국에 호남 인구는 1970년 이후 지속 감소세를 보이다 충청권에까지 추월당했다. 수도권은 49.4%, 영남권은 25.9%, 충청권 10.4%, 호남권은 10.2%다.

오죽하면 전남발전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국가 차원의 문제로 삼아 시급히 인구형평 유지정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하고 나섰겠나. 절벽 위의 호남이 기사회생하기 위해 먼저 대동단결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영남에도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민선6기 도정 목표인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역시 이 같은 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지사는 담양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축제에 이어 해남·진도에서 개최된 명량대첩축제가 큰 성공을 거둔데 만족해 하면서도 앞으로 각종 축제나 박람회 추진사항을 꼼꼼히 점검해 행사 본연의 역할에 더해 청년을 유인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상생의 호남, 완전한 호남으로 가는 길, 지금까지도 그랬듯 분명히 힘든 여정일 수 있다. 서로에게 배려가 수반돼야 하고, 때에 따라선 정책순위에 밀려 서운함이 남아 있는(?) 전북을 위한 ‘통큰 양보’도 해야 한다.

선의의 경쟁까지 어찌할 수 없다 치더라도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호남인이라는 공동체 의식의 무장, 호남의 연대는 생존을 위한 열쇠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는 것, 그것이 바로 살 길이다. 그렇진 않겠지만, 다시 흩어지면 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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