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위 붉은 병풍 7㎞ 천하절경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황홀 ●30년 만에 개방된 ‘조선 10경’ 화순적벽 가보니 기암절벽 ‘적벽동천(赤壁洞天)’ 붉은 글씨 선명 80m 높이 노루목적벽 중국의 적벽보다 더 웅장 23일부터 주 3회 셔틀버스 운행 일반인에 개방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10월 21일(화) 20:06

자연이 깎은 예술…위용 드러낸 화순 이서 적벽 화순의 대표 명승지이자 조선 10경(景)으로 일컬어졌던 ‘이서 적벽(赤壁)’이 21일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광주시와 화순군은 상생발전을 위해 지난 30년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화순 이서 적벽을 오는 23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적벽동천(赤壁洞天)’. 가히 신선이 노닐만했다. 병풍처럼 둘러친 기암괴석과 소나무, 호수와 절벽의 운치는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동복호는 이 모든 풍광을 거울처럼 반영하고 있었다. 살짝 고개를 내민 가을 단풍에 둘러싸인 10월의 적벽은 환상적이었다. “깎아지른 붉은 적벽과 단풍은 방랑시인 김삿갓의 발길도 붙잡았다”라는 말이 새삼 이해됐다.

오는 23일 30여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을 앞둔 ‘이서적벽’(화순적벽)을 21일 미리 찾았다. 화순군 이서면 동복수원지에서 행정선에 올라 5㎞ 가량 타고 들어가니 바로 눈 앞에 화순적벽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잔잔한 동복호 위에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인 기암괴석이 풍채를 자랑했고, 오랫동안 사람의 때를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적벽 가운데에는 ‘적벽동천(赤壁洞天)’이라 씌여진 붉은 글씨가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화순군 옹성산(573m) 자락을 따라 7㎞가량 펼쳐진 기암절벽을 바로 화순적벽이라 일컫는다. 전남도기념물 제60호(1982년)인 동시에 조선 10경의 절경으로 꼽힌다. 이 구간에는 노루목적벽(장항적벽), 보산적벽, 창랑적벽, 물염적벽 등 깎아지른 절벽 4곳이 눈에 띈다. 가장 높은 것이 노루목적벽인데, 80m 높이의 기암절벽이 빚어내는 비경은 중국의 적벽보다 더 웅장함을 자랑했다.

인근 망향정(望鄕停)에서 보는 화순적벽의 자태는 또 다른 매력을 자아냈다. 큰 그릇에 물을 담아놓은 듯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산자락은 한가득 물을 머금고 병풍 같은 적벽은 우뚝 솟아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화순적벽은 1985년 광주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30여 년간 출입이 통제됐었다. 하지만 최근 윤장현 광주시장과 구충곤 화순군수가 상생발전을 위해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화순군은 25일부터 11월30일까지 매주 3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운행구간은 적벽입구-사진 찍기 좋은 곳-망향정(적벽관람)-적벽입구까지 왕복 9.6㎞ 구간으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광주시는 적벽개방에 따른 상수원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음식물 반입 금지와 쓰레기 투기 등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적벽 개방을 지켜본 뒤 문제점 등을 보완, 상시 개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시민들이 수돗물을 화순 동복에서 가져다 먹는 입장에서 관리에 어려움이 있지만 큰 틀에서 개방키로 했다”며 “이번 적벽 개방이 광주전남 상생발전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