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철 ‘소리없는 불청객’ ●뇌졸중 정기검진으로 위험인자 치료·관리 발생 초기 신속한 응급 치료 중요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10월 22일(수) 20:08

박만석 전남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뇌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찰하고 있다.

아침 공기가 꽤 차갑다. 다시 추운 겨울이 돌아오면 응급실을 찾아오는 뇌졸중 환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뇌졸중은 심각한 후유장해를 초래하는 사망률이 높은 뇌혈관질환이다. 전세계 6명 중 1명은 일생 동안 뇌졸중을 한차례 이상 경험하고, 60세 이상에서 사망률 1위가 바로 뇌졸중이라는 최근 통계자료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중풍이란 병명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으나, 각종 언론 매체의 뇌졸중 예방 홍보와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인해, 다소 생소하게 들렸던 뇌졸중이란 단어가 점차 일반화되는 것을 실감한다. 예전에 비해 뇌졸중에 대한 일반인들의 상식도 풍부해 진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도 뇌졸중의 발생률은 쉽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심각한 신체적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뇌졸중의 위험인자들을 잘 조절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스트레스, 심장질환, 고령 등이 대표적인 뇌졸중의 위험인자라고 할 수 있으며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이 위험인자들을 잘 관리한다면 뇌졸중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빨리 걷기와 같은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30분이상 일주일에 5회 이상 병행한다면 예방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또 이미 뇌졸중이 발생한 환자라 할지라도, 꾸준한 재활치료와 더불어 앞서 언급한 뇌졸중 위험인자들의 관리와 약물치료를 지속한다면 뇌졸중 재발을 예방할 수 있고 점차적인 신체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환자와 가족들의 포기하지 않는 꾸준한 노력이 요구된다.

뇌졸중은 혈관이 터져서 생긴 혈종이 뇌신경조직을 압박해 신경학적 장애를 유발하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갑자기 막혀서 뇌로 영양분과 산소가 혈액을 통해 운반되지 못해 뇌신경조직이 손상받게 되는 뇌경색으로 구분한다.

흔히 사용하는 ‘중풍’이란 말은 뇌출혈과 뇌경색을 통칭하는 말이며, 뇌졸중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민간에서는 손발 떨림, 안면경련, 단순한 말초신경 손상에 의한 안면마비도 ‘풍’ 혹은 ‘중풍’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뇌졸중이라 할 수 없다. 뇌출혈에는 고혈압 때문에 주로 발생하는 뇌실질내출혈과 풍선처럼 부풀어 있던 뇌혈관의 동맥류가 터지는 뇌지주막하출혈이 있다. 특히 뇌지주막하출혈은 심한 두통을 동반하면서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므로 뇌출혈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혈압관리가 중요하며,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심한 두통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뇌혈관 검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뇌조직에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뇌경색이 발생하기 쉬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인들은 서구인에 비해 두개골 안쪽의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이 주로 많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식생활과 생활환경이 서구화 되면서 경동맥과 같은 두개골 바깥쪽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뇌졸중은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최우선이다. 따라서 발생 초기 뇌졸중을 의심하고 신속하게 응급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뚜렷한 심각한 뇌졸중이라면 진단이 어렵지 않아 바로 응급실로 향하게 되지만, 증상이 경미한 뇌졸중의 경우에는 조기에 제대로 진단되지 않아 추후 심각한 뇌졸중으로 진행한 후에 병원에 오는 경우도 많다. 대한뇌졸중학회에서는 ‘뇌졸중5대 증상’ 이라고 하여 일반인이 쉽게 알 수 있는 뇌졸중 증상 다섯가지를 홍보하고 있다. 이 다섯가지 대표적인 뇌졸중 증상은 편측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이다.

뇌졸중은 발병기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뇌출혈은 뇌출혈의 크기 및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혹은 내과적 치료를 선택한다. 이에 반해 뇌경색은 내과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발생 직후 바로 병원에 오게 되면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뇌경색 발생 4.5 시간 이내에는 정맥내 혈전용해치료, 6시간 이내는 동맥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해 볼 수 있으며, 때로는 이 두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치료로 뇌경색 발생 직후 막힌 뇌혈관을 뚫는다면, 뇌경색에 의한 뇌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뇌경색이 일단 발생했다면 증상 발생후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서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뇌졸중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질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뇌졸중의 위험인자들을 철저히 관리한다면 예방할 수도 있는 질환이다. 뇌와 연관된 사소한 증상들을 무심히 지나쳐버리지 않고 뇌혈관 검사를 실시하고,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뇌졸중 위험인자를 철저히 관리한다면 우리나라의 뇌졸중 발생률은 당연히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도 움 말
박만석 교수
전남대병원 신경과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