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혁명음악 대부 정율성 100주년…재조명 확산 10년째 조명사업 이어져 영화 제작·대형 축제화 ‘눈길’ 24-25일 영상제·북 콘서트·토론·중국예술단 공연 푸짐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4년 10월 23일(목) 19:00

24일 열리는 정율성축제의 지휘자 엔 샤오<오른쪽> , 바이올리니스트 야메이 유.

‘중국의 걸출한 작곡가이자 저명한 국제주의 전사…중국무산계급혁명음악사업의 개척자 중 한 명….’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에 실린 한국인 정율성(鄭律成·1914-1976)에 대한 평가다. 중국 역사에 ‘혁명음악의 대부’로 기록된 정율성에 대한 중국인들의 평가는 이처럼 찬사로 가득하다.

일제강점기에 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운동에 투신했다.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뒤 혁명음악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며 ‘옌안송’, ‘팔로군군가’, ‘팔로군행진곡’ 등 수많은 혁명음악을 작곡했다. 특히 ‘팔로군행진곡’은 이후 ‘중국인민해방군행진곡’으로 개명돼 ‘중국인민해방군가’가 됐다.

1976년 중국에서 사망한 그는 혁명열사릉인 바바오산(八寶山)에 묻혔고 중국정부는 2009년 건국 60주년 행사에서 그를 ‘신중국 건국에서 걸출한 공헌을 한 영웅모범인물 100인’에 선정했다.

지난 7월 초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한중관계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정율성을 꼽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정율성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낯설다. 북한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인물로 오랫동안 거론 자체가 금기시돼왔던 까닭이다. 1945년 중국에서 북한으로 건너간 그는 조선음악대학 작곡부 부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공식군가인 ‘조선인민군행진곡’을 만들었다. 중공군 창작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 관련, 광주에서는 정율성을 알리고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5년 광주 남구에서 시작된 정율성축제는 2011년부터 광주문화재단으로 이관돼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율성이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움직임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광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와 중국의 영화전문학교인 베이징 전영학원은 ‘한-중 영화공동제작협정’을 체결, 정율성 일대기를 다룬 영화 제작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광주문화재단은 24-25일 광주문화예술회관과 빛고을시민문화관 일대에서 ‘페스티벌 오! 광주-정율성축제’를 연다.

24일 오후 7시30분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엔 샤오 타이베이 국립 교향악단 예술총감독이 지휘를 맡아 바이올리니스트 야메이 유,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함께 개막공연을 한다. 정율성 오페라 ‘망부운’ 서곡, 정율성 가곡, 바이올린 협주곡 등이 연주된다. 중국인 출신 세계적 지휘자와 바이올린 협연자를 광주무대에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5일에는 빛고을시민문화관 4층 다목적실에서 ‘정율성 학술집’ 북 콘서트가 열린다. ‘정율성 학술집’은 그동안 매년 열렸던 학술세미나 발표 자료와 정율성의 삶과 음악 등을 정리한 것이다.

같은 날 오후 5시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는 허베이(河北)성 기예단과 산둥(山東)성 위해시 예술단이 출연, 한중문화교류를 위한 무대를 연출한다.

이외에도 31일까지 빛고을시민문화관 미디어큐브338에서는 ‘정율성 100년의 숨결’을 주제로 미디어 영상제가, 11월6일 빛고을시민문화관 4층 다목적실에서는 ‘대 중국과 친해지기 정책’ 토론이 각각 열린다. 문의 062-670-7465./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