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서 통일 염원하다 문/화/난/장 홍인화 전 광주시의원 kjdaily.com

2014년 11월 20일(목) 18:59

통일을 자주 생각한다. 그것도 간절히. 오래 전부터 통일을 꿈꿔 왔지만 최근 들어 통일이 더욱 절실해진 계기가 있었다. 지난 여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면서다. 그 때 ‘이 열차를 광주에서부터 탈 수 있다면~’하고 얼마나 간절히 기원했는지 모른다. 간절함이 간절함으로 끝나지 않고 실현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이후 잠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시의원 시절 압록강 두만강 주변에 걸쳐진 조·중·러 접경지역을 해외연수로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그리운 금강산’을 내내 흥얼거리며 다녔었다.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최근 DMZ에 갈 기회가 생겼다. 그것도 1주일에 걸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함께 탔던 일행이 33명이었고 이번 DMZ 일행도 33명이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헷갈린다. 전국 각지에서 어린아이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다. 가족단위로 참여한 팀도 무려 6개팀이나 됐다.

휴전선 155마일 횡단 프로그램은 20여년 전 생겼다. 평화통일체험단이 광복 50주년을 맞이해 최초의 휴전선 횡단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이후 통일을 진정으로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 일행은 내년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통일을 바라는 마음으로 DMZ로 떠났다. 첫날인 지난 3일 우리는 고성 통일전망대에 섰다. 넘실거리는 동해바다와 금강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또 다시 ‘그리운 금강산’을 흥얼거렸다. 다음날 우리는 양구 을지전망대와 12사단 승리의 종결자 을지부대를 방문했다. 또 우리나라의 국토 정중앙이라는 양구군 남면 도천리 산 48번지도 들렀다. 국토 정중앙 천문대는 한반도의 배꼽의 위치를 증명이라도 하듯 다림줄같은 추가 매달려 있었다. 극동은 경북 울릉군 독도 동단, 극서는 북 용천군 용천면 마안도 서단, 극남은 제주도 서귀포시 마라도 남단, 극북은 함북 온성군 남양면 유포진 북단이다. 화천칠성전망대가 있는 7사단 칠성부대는 고등학교 시절 아카데미 친구들이 근무했던 곳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철책선 넘너 북한이 보였다. 그리고 30여년 전 근무했던 친구들의 모습도 아련히 떠올랐다. DMZ조형물이 멋있게 보였다.

이후 계속해서 철원 승리전망대, 연천 열쇠전망대, 연천 태풍전망대, 파주 도라전망대, 오두산전망대, 김포 이기봉전망대, 강화도 제적봉 평화전망대 등을 방문했다. 이름들도 의미가 있고 유익했다. 그 지역의 아픔과 유래도 살펴볼 수 있었다. 파주 오두산 전망대엔 해방후 북한의 민족지도자로 조선민주당을 창당해 통일국가를 건설하려 했던 고당 조만식선생상이 있었다. 또 강화도 제적봉 평화전망대, 해병2사단 청룡부대엔 버튼만 누르면 ‘그리운 금강산’을 소프라노,테너, 합창 등이 흘러나왔다. 목청껏 따라불렀다. 아들같은 군인들을 보며 우리의 다음세대를 위해 우리는 무얼 해야 하나를 생각했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경의선이 복원되고 대륙횡단철도를 타고 활동공간을 유라시아대륙으로 뻗어나갈 그날을 염원했다. 한민족의 무한한 잠재력이 통일로부터 새로 시작될 것이라고 믿는다. DMZ는 우리의 미래를 꿈꾸고 다지는, 한민족 새 출발의 공간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