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장 신축, 어등산 개발, 그리고 U대회 유치 문/화/난/장 kjdaily.com |
| 2014년 12월 04일(목)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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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에 건립된 무등야구장은 무척 노후된 상태였다. 새 야구장 건립 목소리는 자연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재정문제로 추진이 어려웠다. 2010년 초, 국민체육진흥법과 스포츠산업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새 야구장 건립을 위한 기회가 찾아왔다. 그해 여름, 문화부 체육국장 주재로 3개 광역시(광주, 대구, 대전) 체육과장이 모였다. 모두 야구장을 새로 지어야 할 지자체들이었다. 회의 결과 신축을 검토하던 대구와 대전은 국비지원이 안 되고, 경기장 일부를 남기고 야구장을 붙여 건립하겠다는 필자의 주장은 개보수로 인정받아 우리시만 300억원의 국비를 받았다. 현재 외야석 뒤쪽에 남아 있는 성화대가 바로 그 300억원 짜리 유물이다.
체육시설 건립에 국비는 30%만 지원되기에 나머지 700억원을 급히 마련해야 했지만 U대회 준비로 사실상 불가능한 액수였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었다. 기아자동차 문을 두드렸다. 어렵사리 25년 사용 조건으로 300억원 지원을 이끌어냈고, 나머지 400억원은 지방채로 충당해 야구장 건립에 들어갔다. 2009년의 전국 야구장 총 입장객수는 400만명을 넘지 않았고, 무등야구장도 평균 4천명을 밑돌았다. 은행 이자율도 5%대여서 광주시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시가 직접 운영할 경우 유지관리비와 운영비 등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야구 인기가 치솟았다. 광고료가 크게 올랐고, 이자율은 2%대로 떨어지자 시민단체는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그로인해 필자는 감사원 등으로부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만일 그 타이밍을 놓쳤다면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국비 300억원은 커녕 프로구단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새 야구장 건립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낡은 야구장에서 선수들은 부상을 염려해야 하고, 시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아와 2년간 야구장 운영 결과를 보고 재계약하는 조건을 내세웠다. 필자는 야구장 신축에 산파역할을 했다는 자부심보다는 특혜 시비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아직까지 크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새 야구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새 야구장은 광주시의 랜드마크가 됐다. 야구장이 지어진 후 광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야구경기를 구경하고 멋진 야구장도 보기 위해 찾아온다. 그들이 광주에 와서 식사와 쇼핑과 숙박을 한다. 돌아갈 때는 맛있는 광주김치를 사가지고 간다. KIA는 야구장을 통해 자연스레 스포티지와 쏘울을 광고한다. 광고 덕에 두 차종이 잘 팔리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고용을 늘린다. 광명에 있던 자동차 부품업체는 운송비 절약을 위해 평동공단으로 이사를 온다. 물론 첨단지구 식당과 옷가게들이 덩달아 돈을 번다. 야구장은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건설에 음으로 양으로 기여한다.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새 야구장의 경제적 효과다.
어등산개발은 계획대로 진척되지 못했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광주시의 주력 건설업체들이 연이어 부도를 맞았다. 두 회사의 부도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연쇄도산하고 시민들이 직장을 잃었으며,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줬다. 결국 어등산에는 골프장만 남았다. 소송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광주시는 테마파크 조성을 다시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기업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했었다.
최근에 U대회 유치비와 관련해 원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광주시가 비판받고 있다. 광주 미래를 위해 대회 유치에 몸부림쳤던 당시 공무원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행정은 원칙과 절차 속에서도 광주의 전체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은 문제들은 큰 틀 속에서 이해되고 포용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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