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김종민
지역사회부장

2014년 12월 22일(월) 20:26

속절없이 해가 저문다. 역시나 였다. 전 국민을 분노케 하고, 슬픔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가 온 나라 뿐 아니라 지역 최대의 뉴스로 꼽혔다. 4월16일 진도 앞바다. 우리의 시계는 그 때에 멈춰 있다.

무고한 희생자를 추모하고 한 치 의혹 없는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000일 도보순례, 야간집회…, 여전히 곳곳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에는 지나온 1년이 묻어 있다. 또 새로운 해가 떠오를 것이다. 2015년 새해에는 소소한 일상이 많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제발, 살려주세요. 거기 어른 있나요’. 봄에서 여름, 그리고 가을을 지나 겨울로 계절이 무심히도 바뀌었다. 그치만 팽목항 앞바다에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에는 아직껏 실낱같은 목소리가 실려 있다.

안전하지 못한 부끄러운 대한민국, 생떼 같은 아이들을 차가운 바다 속에 가둬버린 우리 어른들은 하늘을 바라볼 수가 없다. 땅을 밟고 섰을 수 있는지 묻는다.

이 땅에서 부도덕한 관습들을 몰아내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절망과 탄식뿐 일 것이다.

누가 가르쳐 줘서가 아니다. 차가운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뜨거운 가슴으로 그냥 느껴서 만들어 가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현재를 확 바꿔야 한다는 믿음이면 가능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다. 광주·전남도 위기로 진단된다. 이제 빛가람 시대가 열리면서, 가장 시급하게 끝을 모르는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랜드마크 격인 한국전력공사(한전) 과의 동행에는 더더욱 그렇다. 120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최대의 공기업이,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굴지의 전력기업으로 지역과의 상생이 본격 시작됐다.

나주 혁신도시에는 이전 대상 13개 공공기관이 새 둥지를 이미 틀었고, 나머지 3곳만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고, 관련 기업들을 유치하며, 인재를 기르고 채용하게 된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빛가람 에너지밸리’를 구축하는 한전은 산·학·연 R&D에 연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향후 5년 2천2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년 이내 대체인력 수요만 660여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전 개청식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상생·협력을 강조한 것 또한 마찬가지 이유다. 전국 혁신도시 중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서 ‘예향(藝鄕) 호남’을 더욱 풍요롭게 해 달라는 당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희망을 키우면 좀 더 행복해 진다. 희망이 많을수록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하나 감나무 아래 누워서 입 벌리고 있다고 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욕심은 마땅히 지나쳐선 안 되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도 안 된다.

돌이켜 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게다가 터졌다 하면 대형 사고였으니, 충격, 악몽의 연속이었다.

주변에서 지나간 한 해 차질 없이 마무리 잘 하고 다가오는 새해 모두 나날이 발전하고 대박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희망을 만드는 것, 쉽지 않다. 대박을 터트리는 것, 어려운 때문이다.

허허벌판에 놓여진 느낌처럼 용기를 잃고, 활력을 잃고 살아갈 수는 없다. 감당하기 힘든 최악이더라도 기운을 북돋우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안간 힘을 써야 한다.

성탄절을 앞두고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국민 전체가 뜻밖의 참사로 인해 어려움과 슬픔을 많이 겪었다”고 회고하고 “극복할 힘을 찾자”고 메시지를 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부모와 형제, 이웃은 모두 부처와 같이 대하며 주변의 아픔과 고통을 보듬어 내 자신을 예수로 살아가자. 우리 사회를 다시 세워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빛가람 도시가 본 모습을 갖춰 성장동력으로서 원년을 맞고 있다. 광주·전남 경제와 산업의 지도가 바뀌는 전기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벌써부터 지역경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혁신도시이자 세계 속의 에너지 밸리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 지역민들은 한 마디로 엄청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간절한 바람과 정반대로 ‘쪽박’이 될 수 있음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상생과 협력이 성공의 키워드 임은 분명하다. 광주시와 전남도, 나주시, 그리고 공공기관, 여기에 지역주민이 손잡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잊어선 안 된다. 지울 수 없다. 세월호와 함께 한 분노와 슬픔. 그래도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혹독한 추위 속에도 새 생명의 싹은 움트는 것처럼…. 터졌다 하면 대박은 바라지도 않는다. 부디 새해에는 모두가 웃는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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