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안착, 문화예술이 답이다 문/화/난/장 이효상 광주시문화예술진흥과장

2015년 01월 29일(목) 19:26

아름답고도 역동적인 클래식 선율이 나주 혁신도시 밤하늘에 멋진 음표를 그렸다.

지난 21일 나주 혁신도시 한국전력공사 한빛홀에서 열린 ‘빛가람 신년음악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감동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광주시와 한국전력공사가 공동주최하고 광주시립교향악단이 출장 연주를 가진 이 음악회는 혁신도시에 입주를 끝마친 13개 공기업 임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초청돼 그동안 알게 모르게 쌓인 문화적 갈증을 확 푸는 기회가 됐다.

이날 공연은 광주전남혁신도시 활성화 시책 추진에 따라 최근 공공기관 13개 기관이 입주한 것을 기념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1천석의 객석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은 혁신도시에서 처음 개최되는 클래식 연주회에 감사와 감동이란 복합적인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이날 협연자로는 바이올리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나섰다. 클라라 주미 강은 7세에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했으며 미국 인디에나폴리스 국제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 각종 대회에서 실력을 두루 인정받아온 재원. 현재 독일 뮌헨 음대 최고 연주과정을 수학 중에 있다. 이번 무대에선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 64’를 연주해 한빛홀이 떠날 갈 듯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에 앞서 첫 연주곡은 각국 신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로 애용되곤 해 많은 사랑을 받아온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서곡이었다. 서정적이면서 힘찬 에너지가 엿보이는 왈츠였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으로 연주된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였다. 베토벤의 ‘운명’교향곡만큼이나 대중에게 잘 알려진 명곡이다. 포문을 여는 첫 악장의 힘찬 선율에 이어 서정적이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숨쉬는 호흡이 일품인 2, 3악장을 거쳐 4악장은 그 역동적인 리듬과 선율이 마치 이제 막 출발점에 선 혁신도시의 이미지와도 딱 어울렸다. 적절한 선곡이었다.

2006년부터 시작된 혁신도시는 불과 몇 년 만에 공사를 마치고 순항 중인 계획도시로 아직은 허허벌판에 사무공간을 위한 빌딩만이 솟아있는, 다소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현재로선 문화적 공감과 허전함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화적 감수성의 상실은 삶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폭력에 다름 아니다. 한때 서울 특별시에서 문화적 혜택을 누려온 공기업 임직원들과 가족들로선 허무하기 짝이 없는 노릇일 터다.

이에 광주시는 발빠르게 이번 연주회를 서둘러 추진했다. 더불어 향후 광주문예회관 공연일정에 맞춰 혁신도시에 셔틀버스를 운행할 방침이다.

광주·나주혁신도시가 빨리 정착되기 위해선 문화적 감수성을 유지시켜주는 게 지름길이다. 문화기반 인프라를 조성하고 그에 걸맞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게 시급하다. 그리고 지역 문화예술계가 혁신도시 입주기업 임직원과 가족을 위한 문화행사 기획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터이다.

혁신도시를 안착시키는 데엔 여기에 터를 잡고 일하고 사는 이들에게 얼마나 문화예술의 향유력을 드높여줄 수 있느냐가 바로미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화예술이 혁신도시의 뿌리내리기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늘리는데 최선의 힘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