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로·폭행·욕설…‘민중의 지팡이’ 괴롭다 지구대 주취폭력 등 속수무책 당해 몸살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
| 2015년 01월 29일(목) 20:22 |
특히 각 지구대에서 술을 마시고 이성을 잃은 주폭들의 난동은 경찰관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작용하는 등 공권력이 땅바닥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9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허모(31)씨는 지난 27일 새벽 2시15분께 북구 중흥동 한 길거리에서 “누군가 술에 취해 소리를 지르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우산지구대 소속 정모 경사에게 욕설을 하며 멱살을 잡아 흔드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에는 장흥경찰서 한 파출소 소속 김모(47) 경위가 두통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경위는 이날 오후3시부터 2시간 가량 장흥지역 일대에서 벌어진 일제 수색에 참여한 뒤 결과보고를 위해 파출소로 복귀했다가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경위는 장흥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광주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돼 6시간가량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10월9일에는 광주 북부경찰서 정보과 소속 이모(45) 경위가 자택에서 출근하던 중 갑자기 가슴 통증과 호흡 이상을 호소하고 쓰러졌다.
이 경위는 어머니의 신고로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신고 당시 이 경위는 호흡이 멈춘 상태였으며 이송 도중 119구급대원들의 조치로 호흡이 되살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경위는 한글날인 이날 오전 기획정보 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출근하다가 쓰러졌다.
이 경위가 담당하는 업무 특성상 급변하는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한글날 같은 국경일에는 더욱 업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경위는 다행히 건강이 호전돼 현재 정상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경찰관들은 민원인들에 인한 폭행·욕설 등은 물론이고 업무 과다로 인해 제몸하나 추스르기가 힘든 실정이다.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관 등을 상대로 공무집행방해를 저지른 사람은 지난 2012년 329명(13명 구속), 2013년 272명(12명 구속), 2014년 294명(34명 구속) 등 총 895명(59명 구속)으로 나타났다. 또한 업무과다로 인해 순직한 경찰관은 2012년과 2014년 각각 1명씩 총 2명이다.
이처럼 시민들을 안전과 치안에서 지켜줘야 할 경찰관들이 오히려 일부 시민들이나 업무로 인해 심한 괴로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정복 입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 사람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지만 가끔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선 지구대 경찰관들은 매일 밤마다 술 취한 시민들을 상대로 험한 꼴을 보고 있다”며 “경찰관들이 보다 더 안전하고 편안한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쏟을 수 있도록 시민들이 함께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