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복 한 벌에 113억원 박종철 박사의 별이야기 (32) 우주탐사는 첨단기술 집합체 kjdaily.com |
| 2015년 02월 03일(화) 20:17 |
|
우리는 대체로 용접이라고 하면 산소용접이나 전기용접을 상상하곤 한다. 도로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용접하는 장면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파란 불꽃을 튀기는 모습이다. 용접마스크의 녹색 필터는 천문학 일식관측실습에 요긴하게 쓰이는 독일제 유리필터로, 이 필터를 통해 태양을 보면 태양면이 일식 현상에 의해 점차 가려지는 현상을 볼 수 있어 매우 좋은 학습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우주왕복선은 현대과학의 총 결집체이다. 레이저 빔 등을 이용한 정밀 용접이 우주왕복선이나 국제우주정거장 제작과정에서 매우 정교하고 섬세한 첨단과학으로 자리매김 돼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우리지역의 한 대학원에 전국 최초이며 유일한 ‘용접·접합 학과’가 신설됐고, 전액 국고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은 매우 뿌듯한 일이다. 전액 장학혜택에 생활비까지 지원되고 있어 입학지원자가 폭발적임은 나로우주센터와 연계한 지역 과학 인프라 구축에 큰 바탕이 될 것이고, 국제 자격증까지 받게 된다하니 반가운 일이다.
우주복을 한겹씩 살펴보자. 우주에서 입는 우주복은 대체로 4겹으로 돼있으며 거의 진공 상태인 우주 공간에서 기압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사람의 몸에서 발생하는 열로 우주복 내부의 온도 상승 방지를 위한 냉각기체가 흐르는 속옷과 우주인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피부에 가까운 안쪽 층은 신축성 있는 합성섬유를 사용한다. 급격한 기압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기를 담고 있는 우레탄층과 공기가 부풀어 오르지 않도록 하는 데이크론층 및 단열 기능과 함께 미세한 우주파편, 각종 전자파, 방사능의 충격에 견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튼튼해야 한다. 제일 바깥쪽은 은백색의 내열성 나일론이고, 다음은 화학섬유의 그물 모양 층이며, 세 번째 층이 우주복 속의 산소가 바깥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나일론 바탕에 합성고무를 칠한 층이고, 네 번째 층이 우주복의 안감 속옷에 해당되며, 나일론 천으로 미끄러지기 쉽게 돼 있다.
우주복은 기본적으로 온도가 최고 +135℃에서 -82℃에 이르는 우주 공간에서 인체를 보호하도록 디자인돼 있다. 2006년 우주왕복선을 타고 도착한 우주정거장에서 로봇팔을 이용해 펌프 수리를 했는데, 우주인이 우주 유영을 하는 동안 입은 옷은 최첨단 우주복 EMU(Extravehicle Mobility Unit)으로 한 벌에 무려 1천200만달러(약 113억원)나 한다고 한다. 무게가 140㎏이지만 무중력상태라 체감할 수는 없으며, 옷이라기보다는 전투용 갑옷에 가깝고 두께가 9㎝나 된다. 물을 운반하는 튜브가 내장돼 있어 남아도는 열을 이동시켜 체온을 적정하게 유지해 준다. 정상적인 기압보다 약간 낮은 수준의 압력을 유지해 무중력 상태에 노출됐을 때 체액이 끓어오르는 것을 막아 주기도 한다. 머리에 쓰는 헬멧 내부에는 9ℓ의 물이 담겨 수분을 공급해 주며, 간식을 먹을 수도 있다. 당연히 오줌과 배설물은 위생적으로 흡수해 준다. 생명 유지 장치에는 7시간 가량 버틸 수 있는 산소가 들어 있다.
냉철하고 차가운 지적능력의 향상으로 첨단과학이 발전해 가고 있는 종착역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주로 향하는 인간의 꿈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우리고장 출신으로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가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서 바라다 본 지구의 모습에서 인류의 삶이 분명 진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인식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학박사·성암국제수련원장·조선대 지구과학과 겸임교수
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