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청년의 무너진 첫 창업의 꿈 광주 북구 게임기 가게 오픈 2주만에 싹쓸이 절도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
| 2015년 02월 04일(수) 2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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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의 김모씨는 수년간 일하며 자금을 모아 자신이 평소 관심이 많던 게임기 사업에 뛰어들며 생애 첫 창업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힘찬 출발을 했던 김씨의 꿈이 무너진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게임기와 CD 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오픈한지 보름만에 매장 내 모든 물품을 도난 당한 것이다.
김씨는 “사건 당일 가게 문을 열기 위해 출근을 한 순간 누군가에게 어깨를 큰 몽둥이로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가게 문은 열려 있었고 진열대에 있던 판매용 게임기와 CD 등이 모두 사라졌고 가게는 어지럽혀져 있었기 때문이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김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가게 내부에 CCTV 등이 설치되지 않아 현재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는 “가게가 도로가에 있고 초등학교 바로 앞이다 보니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CCTV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며 “이제는 CCTV는 물론이고 경비업체 계약, 보험 가입 등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쳤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또한 사건 직후 김씨는 게임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인 ‘루리웹’에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다.
김씨는 “몇 년 간 힘들게 모은 결과물을 몇 분 만에 도둑맞았다. 심지어 도둑은 화장실에 발자국과 가래침을 뱉어 놓고 사라졌다”며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게임기를 판매하겠다는 글을 발견하면 연락해달라”고 당부하며 피해 내용이 담긴 글과 사진을 올렸다.
이처럼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김씨를 향한 시민들의 응원의 메시지도 이어졌다. 지역 주민들은 ‘힘내세요’, ‘파이팅하세요’, ‘범인이 꼭 잡히길 바랍니다’ 등의 응원이 적힌 쪽지를 남겨두고 가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일부 사람들은 응원메시지와 함께 봉투에 격려금을 담아주기도 했다.
김씨는 “내 생애 가장 좋지 않은 일을 겪었지만 이렇게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큰 힘이 된다”며 “아직까지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느꼈고 이들 덕분에 사건 후 3주만에 재오픈하는 등 하루빨리 재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응원의 글도 있었지만 반대로 장난 전화와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비난의 글도 올라오기도 했다.
김씨는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주위에서 대부분 응원해 주셨지만 정말 좋지 못한 말들도 많이 들었다”며 “정말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일일이 대응하고 싶지 않았다”고 심정을 밝혔다.
끝으로 김씨는 “이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들이 아주 성실히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3달 사이에 인천과 평택 등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기 판매점이 털리는 등 동종업계에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범인을 꼭 잡았으면 좋겠지만 잡지 못하더라도 나는 항상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살아 갈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달 10일 밤 10시부터 11일 새벽 사이 자신이 운영하던 북구 용봉동 비디오게임용품 판매점에서 플레이스테이션(PS)4와 닌텐도 등 비디오게임기, 게임 CD, 노트북, 카메라, 거래명세표 등의 물품을 모두 도둑맞았다. 경찰은 현재 인근 CCTV와 범인이 남기고 간 족적 등을 토대로 범인을 추적 중이다./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