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깡통전세’ 대책 시급 전세가율 78% 전국 최고 혁신도시·재개발 여파 전국평균 70.6%보다 높아 오성수 기자 star555@kjdaily.com

2015년 03월 01일(일) 19:36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전세가율(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광주시의 전세가율이 전국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1일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0.6%로 1998년 12월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4월(63.3%)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세다.

지역별로는 광주시가 78%로 가장 높았고, 대구 75.9%, 울산 72%, 대전 71.1% 등의 순이다. 부산도 69.9%도 70% 턱밑까지 차올랐다.

이밖에 경북은 75.5%, 전북 75.4%, 충남 74.9%, 강원도 73.5% 등으로 전 월보다 상승했다.

서울의 전세가율 역시 평균 66.8%로 1998년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이처럼 전세가율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것은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 상승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오른 데 비해 전세가격은 0.38% 상승했다.

광주는 광주전남혁신도시 활성화 및 U대회선수촌개발 등이 전셋값 상승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공급여력이 있지만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세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최근 내놓은 ‘2015년 1-2월 중 호남권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1월 중 광주지역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은 혁신도시로의 공공기관 이전,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전환 수요 및 전세공급물량 감소 등으로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됐다.

지역 중에서는 남구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남구는 전체적으로 전세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인근 나주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영향으로 전세수요가 유입되며 가격이 상승했다.

전세가율 상승으로 이른바 ‘깡통전세’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대책마련도 시급하다. 전세가율이 높은 상황에서 집값이 폭락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지면 임대인의 상황에 따라 전세보증금을 다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을 지키는 가장 저렴하고 편리한 방법은 확정일자를 받는 것이다. 확정일자는 주민센터에 임대차계약서를 가져가면 전입신고를 한 후 받을 수 있다. 전세보증금액과 상관없이 60원의 인지세만 내면 돼 비용이 가장 저렴하다. 집주인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확정일자를 받아 전세금을 보호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불가피하게 전입신고를 할 수 없다면 확정일자의 효력이 발생할 수 없기 때문에 전세권 등기를 설정해야 전세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 전세권 설정은 전입신고가 필요없는 대신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임대인(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비용은 전세보증금 2억원 기준 50만원(보증금의 0.2%인 등록세, 수수료 등) 안팎이다. 확정일자는 전입신고가 돼 있는 상황에서 실제 거주하기 시작한 다음날부터 효력이 발생하고, 전세권 설정은 등기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확정일자나 전세권 설정이 전세보증금을 100% 지켜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전세가율이 90%가 넘는 전세에 살고 있는 세입자의 집이 경매에 넘어간다면 확정일자를 받았다고해도 전세보증금을 다 돌려받기 어렵다. 경매 낙찰가율이 평균 75-85% 수준이어서 경매로 집이 팔려도 전세보증금보다 집값이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금보장보험 등 자구노력 병행이 요구되고 있다.

/오성수 기자 star555@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