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통증으로 매일 잠 못 이뤘는데…” 아름다운 사회 함께 함께 만들어요 ●광주 서구 금호1동복지협의체 금호동 거주 윤모 할머니 무료 수술 받도록 지원 협의체 “이웃에 사소한 말 한마디가 희망이 된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2015년 04월 20일(월) 20:58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무릎관절수술을 한 윤모(85) 할머니와 문병 온 동복지협의체 위원이 20일 함께 환한 미소를 짓고있다.

광주 서구 금호1동복지협의체가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통 받는 독거노인이 병환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보살펴 미담이 되고 있다.

20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금호 1동에 거주하고 있는 윤모(85) 할머니는 고령으로 인한 만성질환과 무릎 관절이 다 닳아 보행조차 힘든 상태로 휠체어에 의지해 홀로 생활해 오고 있었다.

친자식이 없이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남편의 전처자녀를 양육해 왔으나, 남편 사망 이후 생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의붓자녀들과는 연락이 두절됐다.

휠체어 밀어주는 이 없어 가족에게 외면 받은 마음의 상처가 큰 할머니는 외출은 꼭 필요할 때만 하며 최근에는 진통제만으로는 고통을 참을 수 없고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아졌다.

윤 할머니는 “무릎이 아퍼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수술하라고 말들은 하지만 수술비도 문제고 수술하고 나면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혼자 사는 처지에 용기가 나지 않아 참고만 살았다”고 밝혔다.

할머니의 사정을 알게 된 금호1동 복지협의체가 팔을 걷어붙였다. 용기가 나지 않아 수술을 기피하던 할머니를 끈질기게 찾아가며 딸처럼, 아들처럼 가족같은 잔소리를 시작했다.

또 수술비가 부담스러운 할머니의 도움을 청하기 위해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의 문을 두드렸다.

전남대병원에서도 전문의사의 진료와 수술지원을 무료로 지원하고 고통에 잠 못 이루는 할머니를 위해 수술 일정을 앞당기는 등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다.

또 수술 후에 한동안 스스로 거동할 수 없는 문제까지 감안해 간병인 병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진통제 몇 알로 홀로 고통을 삼키던 윤 할머니는 지난 14일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혼자서 참고 살아온 날들의 여파인지 할머니의 무릎은 연골이 다 닳고 고름이 많이 차 먼저 고름을 씻어내는 수술도 받아야 했다.

하지만 할머니의 얼굴에는 전에 없는 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윤 할머니는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말로 이 심정을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대해 금호1동 동복지협의체 관계자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이웃들에 대한 사소한 관심과 말 한마디가 어떤 이에게는 꿈과 같은 희망이 실현되기도 하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용기가 시작되기도 한다”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배려하는 마음이 지역복지공동체의 시작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발족된 금호1동 동복지협의체는 지역내의 복지문제를 주민이 서로가 수혜자가 되기도 하고 후원자로도 활동하는 지역공동체이다. 참여를 원하거나 관심 있는 주민은 금호1동주민센터(062-350-4498)로 문의하면 된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