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문화공간 되도록 최선” 취임 100일 맞은 윤재득 한국가사문학관장 인물·작품 자료 1천여점 보유 청소년 접근성·연계 강화 주력 가사문학 현대적 계승·창작도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5년 05월 07일(목) 20:28

윤재득 한국가사문학관장은 “학예연구사로서 가사문학의 현대적 계승과 창작이라는 문학관의 건립 목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

한국가사문학관은 지난 2000년 11월 개관 이후 현재까지 훼손 또는 멸실 우려가 있는 전국의 가사자료(두루마리, 전적) 2천27점을 구입했다. 자료실에는 문학 및 역사 관련 도서 1만7천여권이 비치돼 있어 교육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적지 않다.

가사는 시조와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고전 문학양식 중의 하나로 당시 주류였던 한시와 달리 우리말인 한글을 사용해 고유의 사상과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했다. 최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 중심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

가사문학관은 전국에서 유일한 만큼 15주년을 맞은 올해 정체성을 고양시키며,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력하고 있다. 특히, 공직 입문부터 문화재 업무를 맡아 초기 문학관의 토대를 놓았던 학예연구사 윤재득 관장이 취임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윤 관장은 “가사문학의 산실 담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는데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가사문학의 현대적 계승과 창작이라는 문학관의 건립 목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담양은 예로부터 가사문학의 산실로 불리운다. 가사문학관이 자리매김한 이유기도 하다. 가사문학이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가사는 고려 말에 발생해 조선시대 600년 동안 꾸준히 창작된 장르로 율문(律文)이면서도 서정, 서사, 교술의 다양한 성격을 지닌다. 형식상 4음보(3·4조)의 연속체이며 내용상 수필 형태로 조선조의 대표적인 문학 형식이다. 주 작자층은 조선 초기 양반에서 후기에는 서민, 부녀자, 승려 등으로 확대됐다. 가사의 내용도 강호, 기행, 전쟁, 유배, 규방, 종교, 애국계몽 등 필요와 목적에 의해 다양하게 제작됐다는데 의의가 있다.

▲한국가사문학관이 정식 개관 15주년이 됐다. 그 의미와 성과는.

-개관 당시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문학관이 9개소에 불과했다. 현재 한국문학관협회에 회원 가입된 문학관이 70여개소로 많이 증가했음에도 이중 약 70%는 특정작가를 위한 곳이 대부분이다. 가사문학관은 고전문학 장르를 주제로 유일하며, 조선 중기 인물, 사상, 교육, 문화, 건축, 조경 등 모든 분야의 논의가 가능한 종합문학관이라 볼 수 있다. 한국가사문학 학술진흥위원회는 매년 ‘전국 가사문학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주제는 ‘가사문학의 가치와 미래’로 정했다. 2014년 여름부터 한국 가사문학 전문 계간지인 ‘오늘의 가사문학’을 발간하고 있다.

▲보유 자료를 소개해 달라. 또 영구 보전을 위한 전자책 등 보존·계승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면앙 송순의 분재기·교지·시호장·표문 등 정철의 문청공 연행일기·음빙행기·은잔·송강서원 목판, 소쇄사실, 석천집, 하서집, 서하당유고 등 관련 인물 및 작품 자료가 약 1천여점이 있다.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국가지식정보DB 사업에 선정돼 소장 가사작품에 대한 해제 및 디지털 작업을 실시했다. 디지털화된 자료가 3천935점, 고문서 및 전적이 323권 등으로 가사문학 홈페이지에 제공되고 있다. 향후 추가 구입된 자료도 디지털 작업을 구축하며, ‘오늘의 가사문학’ 계간지에 학술자료도 게재할 계획이다.

▲소통이 화두가 된지 오래다. 한국가사문학관의 발전을 위한 홍보 작업도 중요해 보인다. 방안은 있나.

-가사문학관 그리고 가사문학에 대한 주요 고객층인 중고생(청소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 담양문화원의 ‘2015 천년담양 인문학 아카데미’와 담양 공공도서관의 ‘길위의 인문학’ 등 인문학 관련 행사에도 적극 참여, 홍보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다. 매년 개최되는 가사문학제에 맞춰 올해 처음으로 중·고생을 대상으로 가사문학 또는 유적 홍보 UCC 공모전을 개최할 방침이다.

▲앞으로 가사문학관의 역점적인 운영 방안은.

-지역민과 호흡하는 문화공간으로서 문학관의 넓은 광장과 정자를 중심으로 주말에는 문화공연과 체험프로그램을 유치하고자 한다. 영상실에서는 ‘추억의 영화’를 상영하고, 소회의실은 청소년 학습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자료실은 향후 ‘작은 도서관’으로 등록하고 개방해 지역민 또는 학생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내년에는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 사업 공모를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상할 계획이다. 국문학적·역사적·향토 문화적 가치가 있는 소장자료를 엄선해 문화재 등록 또는 지정을 추진하고 싶다. 가사문학관의 홍보 효과는 물론 대외 이미지 제고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취임한 지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의 소회를 들려달라.

-공직에 입문해 첫 소임이 문화재 업무였다. 1998년 4월부터 가사문학관 건립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1999년부터 개관을 위한 전시자료 수집, 관련 문중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기증 및 임대 협의 등 실무를 담당했다. 가사문학관이 개관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5여년이 지난 지금, 문학관 전반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게 돼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