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과 인권 김정욱 |
| 2015년 05월 10일(일) 1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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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산업사회에 이르러 인간의 물 사용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21세기 중에 인류의 물 사용량은 여섯 배가 늘어나고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부족한 물 때문에 큰 고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물 오염으로 인하여 매년 23억 명의 인구가 오염된 물을 마시고 병들고 있으며 그 중 500만 명 이상이 이로 인하여 사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그 고통을 짊어지면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어서 중요한 인권문제로 등장했다. 그리고 인간이 물을 거의 독점하면서 강과 호수가 마르고 땅이 마르면서 지구 생태계가 피폐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은 모든 생물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로서 하늘이 만민에게 또 만물에게 공짜로 골고루 내리는 은혜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물의 축복을 누릴 권리가 있고 또 물을 지키기 위한 의무도 다해야 한다. 힘과 돈으로 소수의 주민이나 힘없고 가난한 주민들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강에다 댐을 건설하면 댐을 건설한 주체가 댐 물의 주인이 되어 물을 돈을 받고 팔면서 물 이용권을 마음대로 주관하는 일이 허다한데, 이것은 도리가 아니다. 물 주인은 댐 회사가 아니다. 유역의 주민들이 물의 주인이어야 한다. 그리고 하늘은 물을 사람만 쓰라고 내린 것이 아니다. 유역의 모든 생물들도 그 물로 생존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것이 하늘의 도리이다.
물이 비용을 지불해야 구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변했다. 물을 민영화하여 수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경제적인 효율을 올리도록 하겠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대의를 간과하고 하는 말이다. 물을 민영화하여 사업자들 간에 경쟁을 시키면 더 싼 비용으로 더 좋은 물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일부 달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산업화가 되기 이전에는 누구나 다 그냥 값없이 먹던 것이었다. 그것을 국가가 정책적으로 산업화를 장려하면서 물이 마르거나 오염이 되었으면 국가가 책임지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조처를 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물을 봉이 김선달처럼 어떤 민간인이 독점해 팔아서 이익을 취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것은 효율의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원칙의 문제이다. 민영화를 하면 변두리 지역에 사는 사회의 약자들이 비싼 물 값을 부담하거나 안전한 물을 아예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에도 변두리 지역의 약자들이 더 비싼 물 값을 부담하고 있다. 이들은 지하수가 마르거나 오염이 되어 예전처럼 우물을 파 마실 수가 없게 되었고 수도도 공급되지 않는데 자비로 물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도시보다도 더 나쁜 수질의 물을 훨씬 더 비싼 값으로 조달하고 있다. 물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민영화, 즉, 사유화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기업은 반드시 이익을 내야하기 때문에 물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물의 안전성보다도 경제성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물은 설혹 적자가 나더라도 국가가 책임지고 안전한 물을 국민들에게 공급해야 마땅하다. 이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댐들이 많이 건설되고 있는데, 댐은 대개 수몰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에 분쟁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4대강 사업에 끼얹어서 영주 댐, 지리산 댐, 영양 댐 등 14개의 댐을 추진하면서 곳곳에서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댐 열풍이 불면서 물은 하늘이 부자나 가난한 자나 힘 있는 자나 힘없는 자나 차별 없이 또 값없이 만민에게 내리는 은혜였고 또한 인간만이 아니라 이 지구상의 모든 만물을 살려왔다. 그리고 인간이 물을 독점하여 쓰는 바람에 강과 호수가 말라 생태계가 고사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