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戰禍·약탈’ 쇠락해버린 榮華의 터전…바이욘의 미소에서 희망을 보다 박종석 화백의 화필여로 <44> 캄보디아 크메르의 영광 ‘앙코르와트’ kjdaily.com |
| 2015년 05월 13일(수) 19:44 |
|
1112년부터 1152년에 스리야 바르만2세에 의해 건립된 석조 사원으로 사원의 도시란 뜻을 담고 있다. 원래는 왕의 개인 묘지로 사원을 둘러싼 호(湖)와 참배를 위한 도로, 3개의 회랑, 그리고 중심부의 5개 탑으로 구성돼 있다.
한참 호를 건너는 다리를 걸어 들어가면 첫 번째 회랑에는 고대 인도의 서사시에서 따온 문구와 힌두 신화의 천지창조에 관한 유해각반도(乳海覺拌圖)가 있다. 왼쪽편에 아수라, 오른쪽 편에 신들이 포진하고 큰 뱀의 동체에서 그물 당기기를 하고 있다.
비슈누신이 그물을 지휘하고 물고기 악어가 꿈틀거리고 머리 위에 아푸사라(천녀)의 무용이 요염한 곡선미로 표현돼 있다.
|
스리야 바르만2세는 이 사원에 왕권의 신격화와 함께 크메르(캄보디아)의 독특한 우주관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높이 60m인 중앙 탑 주위에 4개의 탑을 배치한 사당은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을 상징하고 둘레 벽은 웅대한 연꽃봉우리 모양을, 둥근 호(湖)는 무한한 대양을 의미하고 사원의 최상층 중심 탑은 항상 비슈누 신이 강림해 왕과 함께 하는 장소로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높은 중심 탑의 계단에서 혹시 떨어질까 무서워하면서 오르는 모습이 불안하기 그지없다. 언젠가 프랑스 여행자 부부 중 부인이 계단을 오르다 떨어져 사망하자 개인 사비로 오르기 좋게 난간 손잡이를 만들었다고 알려진 사실은 위험한 계단과 높이를 가히 짐작케 할 수 있다.
앙코르와트 사원을 보며 인간의 위대한 흔적과 당시의 왕권에 희생됐던 민초들의 피와 땀에 엇갈리는 희비의 결과를 생각해본다. 세심한 조각과 거대석의 축조가 그 보상인 관광수입으로 현재 환원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이처럼 방대한 규모를 축조할 수 있었을까? 특히 아열대 밀림 가운데에서 말이다. 여기에서 ‘인간의 능력은 과연 어디서부터가 시작이고 어디까지가 끝일까’ 생각해 본다.
|
다음날부터 13개 사원을 보기 위해 동문을 통과해 연꽃봉우리 모양의 반디아이 끄레이사원, 시바신에게 바쳐진 타케오 사원, 토마놀 사원, 피라미드형의 동(東)메본 사원, 연못중앙에 꽈리를 틀고 있는 뱀의 사원, 거목의 뿌리에 덮혀 페허 일보 직전에 있는 따쁘름 사원, 해질 녘에는 밀림과 무더위 위에 산재한 크메르의 옛 영광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산등성이의 사원에서 톤레샤프 호수 너머의 일몰과 함께 수많은 인파가 기우는 해를 바라본다.
하산해 임대한 차를 타고 오는데 중간에 고장으로 걸어올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빈곤하고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구김살 없이 밝은 아이들의 얼굴은 바이욘의 크메르 미소처럼 여유와 함께 신비스러움을 담고 있다.
밤에는 무대가 설치된 대형 뷔페식당에서 그 옛날의 영광을 재현하는 요염한 곡선미의 전통춤을 보면서 식사를 했다.
다음날 아침엔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를 피해 허름한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는데 고등학생 자매와 1시간이상 이야기를 하게 됐다. 자매는 학교 가지 않은 사정이야기, 하루 수업 4교시에 1교시 수업료가 500리엘인데 4교시의 수업료 2천리엘을 당일에 지불해야 수강이 가능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금은 돈이 없어 결석하고 귀가해야 한다는 사정을 들으니 나의 마음 또한 편하지 않다. 공부를 계속해 여행자의 가이드가 되는 것이 희망사항이라지만 앞일은 장담할 수 없다.
|
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