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가 법 무시해선 안돼” 성과상여금 나눠먹기 제동 건 임우진 광주 서구청장 성과상여금 균등 재분배 경쟁력 제고 취지 어긋나 잘못된 관행 바로잡아야 노조도 책임있는 자세를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2015년 05월 13일(수) 20:38

최근 광주 서구청에서 시작된 공무원의 성과상여금(성과금) 나눠먹기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구청 내에서도 구와 공무원 노조간 갈등에 이어 공무원 상호간에도 이견이 분출되는가 하면 주민자치위원회까지 나서 “나눠먹기 그만하라”며 성토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10여년간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공무원 성과금 문제에 제동을 걸며 뜨거운 논쟁의 시발점이 된 임우진 서구청장을 만나 대화를 나눠봤다./편집자 註



▲요즘 광주 서구에서 촉발된 성과상여금 이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과금이 무엇이고, 이 제도를 실시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 달라.

-성과상여금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도입했다. 지자체는 2003년 인사와 급여체계를 성과와 능력중심으로 개편함에 따라 성과상여금 제도가 시행됐다. 성과금 제도가 막 시행됐을 당시에는 공무원들에게 봉사의 개념은 있었지만 민간기업처럼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개념이 자리 잡지 않았을 때이다. 그때가 공무원들의 직장협의회가 노조로 확대될 당시여서 노동3권 확보를 위해 내세웠던 것 중 하나가 성과금 균등분배였다. 생소한 개념이었기 때문에 노조 등 당시 공무원들이 차등지급을 거부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1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관행처럼 내려온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다.

▲오래도록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공무원들의 성과금 재분배에 제동을 걸었다. 문제를 제기하게 된 계기가 있나.

-서구청장직을 맞고 올해 3월 첫 공무원들에게 성과금을 지급하면서 노조가 아직도 성과금을 다시 걷어 균등재분배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는 차등을 둬 인적자원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성과금제도 본 취지에 어긋나며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모범이 돼야할 공무원들이 법제도로 만들어진 보수체제를 어기고 주민들이 내는 세금을 임의대로 나눠먹는다면 수많은 규제에 대한 법 위반 단속을 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이겠는가? 노조가 만약 성과금 제도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성과금 제도 자체를 반대해야지 성과금은 받으면서 이를 차등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성과상여금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법제도를 지키면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기존 구청장들이 적당히 방관해 왔지만 책임감을 갖고 집행야한다고 생각했다.

▲성과금 제도가 위화감을 조성하고 줄 세우기 용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2007년 광주시 부시장으로 있으면서 성과관리시스템 조성을 주도했다. 이는 연고관계에 의한 평가가 이뤄지던 공직사회에서 투명한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일 잘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또한 1990년대 후반부터 차등지급을 위한 성과평가 가능하다는 것이 학계의 공감을 받고 있다. 아울러 근무평가를 통한 인사시스템과 성과평가는 같은 선상에 있다. 그런데 노조가 성과를 책정이 불가능하다고 거부한다면 이미 인사평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가. 공무원들의 성과금 차등지급은 승진 후 관리 수단이다. 줄 세우기를 한다면 일을 통한 줄 세우기가 될 것이다.

▲이번에 노조가 제시한 대화를 거부했는데…. 노조 등과 부딪치면서 갈등을 조장, 조직운영에 잡음이 많다는 여론도 있다.

-먼저 노조가 대화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화에 나서야지 노조만의 정의를 내세우며 압박을 가한다면 이건 일방적인 통보지 대화가 될 수 없다. 지난 1월 직원 내부게시판에 구에서 추진하는 동복지협의체에 대해 지나친 비난에 대해 자제하라는 말을 했다가 노조와 한차례 갈등을 겪은바 있다. 그때 노조와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부분을 양보하며 다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해 달라며 몇가지 요구를 한바 있다. 그러나 그때도 노조는 우리가 승리했다며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하며 요청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그후 노조와의 대화에서 성과금 담당자 및 총무과장에게 노조가 성과금 집행자료를 요구했으나 개인 급여정보라 줄 수 없고, 성과금은 법적으로 의무화된 제도인데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하자 노조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중간에 한번 20-30%선에서 차등지급하는 안을 제기한 적도 있다. 그러나 노조는 이조차도 거부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시위 역시 휴가를 내거나 한 것이 아니라 근무시간을 이탈해 노조 스스로 한 것이다. 시민들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들이 할일을 하지 않고 그러고 있으니 지나다니는 주민들이 뭐라 하겠는가. 공무원들이 무사안일하고 복지부동한다고 쓴소리를 하지 않겠는가.

▲노조가 재분배를 고수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노조는 민간법무기관을 통해 성과금 재분배가 사유재산의 자율분배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100% 순수한 자율의사로 보기는 힘들다. 개인이 성과금을 받은 후 그를 다른 동료와 나누거나 밥을 산다면 이는 자율의지지만 노조가 앞장서 조직적으로 나선다면 이를 온전한 사유재산권행위라 볼 수 있겠는가. 또한 공무원이 잘못했을 경우에는 법적인 처벌도 있지만 공직자로서의 징계 또한 받게 된다. 이는 법과는 무관한 처분이다. 성과금 재분배는 지역 주민들과 언론 등에서도 잘못된 관행이다 말하고 있지만 노조는 자신들만의 정의를 내세우고 있다. 노조도 항상 잘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 노조가 결자해지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져 그만 돌아오라고 애기하고 싶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