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예 구승민, 이승엽 상대로 배짱투 이어갈까 /연합뉴스 |
| 2015년 06월 03일(수) 11:36 |
그 자체로 흥미로운 매치업이다. 대기록을 눈앞에 둔 베테랑 타자와 신인 투수의 맞대결.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롯데는 선발로 대졸 1년차 우완 구승민(25)을 마운드에 올린다.
구승민은 직구 최고 시속이 140㎞ 중반대에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던진다. 구위 자체는 타자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지만, 배짱 넘치는 투구가 인상적인 투수다.
기록이 말해준다. 지난달 1군에 합류한 구승민은 선발로 2경기에 나서 10이닝을 소화하면서 홈런 세 방을 포함해 안타 10개로 6실점,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으나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했다.
맞을 때 맞더라도 적어도 유인구로 도망을 다니기 바쁜 유형은 아니다. 타자와 정면 대결한다는 점에서 화끈한 것을 좋아하는 부산팬들의 지지를 받는 투수이기도 하다.
구승민이 지난달 28일 SK 와이언스와의 경기에서 5⅔이닝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을 때도 이종운 감독은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승부를 했다"며 되레 칭찬했다.
관심은 이러한 구승민이 대망의 400홈런에 단 1개만을 남겨둔 이승엽(39·삼성)을 상대로도 정면 승부를 겨룰 수 있느냐다.
어떤 투수라도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제 겨우 프로 1년차를 맞는 신예 투수가 어쩌면 평생 꼬리표로 남을 수 있는 대기록의 제물이 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참고로 2003년 이승엽에게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내준 롯데의 이정민(36)도 당시 신인 투수였다.
사람들은 이정민이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은 건 기억해도 당시 경기에서 이정민이 승리투수인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종운 감독은 이미 이승엽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공언한 상태다. 이 감독은 "만약에 롯데 투수가 대기록의 제물이 되지 않으려고 승부를 피한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까지 한 바 있다.
겁 없는 신인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 구승민이 과연 이승엽을 상대로, 그것도 적지에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에 공을 던질 수 있을까. 이날 경기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