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이 갖는 잠재력 ‘섬섬옥수’로 엮어라 전남 '가고 싶은 섬'을 꿈꾼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
| 2015년 06월 17일(수) 2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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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섬은 접근가기 쉽지 않은, 그저 바라보기에 좋은 ‘관상용’ 관광자원에 머물렀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섬 관광 하면 으레 유람선을 타고 섬 주변을 한바퀴 돌고 오는 게 사실상 전부였다.
2000년대 이후 섬 관광의 형태는 변한다. 고급 리조트나 펜션 등이 섬에 하나, 둘 들어서면서 섬에서 직접 생활하는 형태의 관광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걷기여행, 느린여행 등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등장한 뒤 조용하고 한적한 섬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섬 여행객이 증가하는 것은 육지와 떨어진 섬이야 말로 복잡한 도시의 삶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관광수요의 증가로 인해 향후 섬 관광 활성화 요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섬 관광 성장기에 적정한 수급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섬의 매력은 훼손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지금 시점이야 말로 전남 섬 관광 발전 전략을 치밀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트렌드 맞물려 섬 관광 증가=우리나라는 남한 면적의 3.7배에 달하는 배타경제수역을 갖고 있다. 1만1천542㎞의 해안선과 3천여개의 섬이 있다. 해안선의 50%는 섬 해안선이다. 갯벌은 세계 5대 갯벌로 국토 면적의 2.8%에 이른다. 이처럼 풍부한 해양자원이 있음에도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해양관광 상품은 거의 없다. 전국 섬 3천409개 중 의 65%(유인도 296개, 무인도 1천923개 등 총 2천219개)를 보유한 전남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의 여행 트렌드는 생태와 치유, 지역문화가 결합된 융복합형으로 볼 수 있다. 섬이 바로 융복합형 여행의 핵심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일관된 관측이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중반 이후 전남 섬을 찾는 관광객 수는 확연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남지역 섬 관광객은 2008년 684만9천명, 2009년 630만7천명, 2010년 716만7천명, 2011년 774만8천명, 2012년 779만명, 2013년 896만4천명 등 매년 증가세다.
김영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섬 관광 증가를 수요와 공급, 촉진 등 3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섬 관광이 증가한 것은 1차적으로 전반적인 관광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낯설고 새로운 경험을 선호하는, 즉 ‘틈새관광’의 한 형태로 섬 관광이 각광받고 있다. 섬 관광 수요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업계가 다양한 자원과 상품을 개발하는 등 공급이 확대된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섬 관광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은 접근성으로 볼 수 있다. 접근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섬 관광의 제약 요인이자 방문 동기다. 접근이 쉽지 않은 특성 때문에 사람들에게 오히려 미지와 동경의 대상이 된 것이다. 육지와 떨어져 있어 수려한 경관과 청정 수산물, 이색적인 생활문화와 고유의 전통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섬의 자연환경은 내륙과는 분명히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먼 바다 조망이 가능해 경관적 가치가 높다. 생태적 가치도 높아 서남해의 섬은 갯벌이 잘 발달돼 생태교육 및 채집 활동의 적지다. 이를 활용한 음식문화도 풍부하다.
섬 관광객의 여행 목적은 다른 여행과는 사뭇 다른 패턴을 보인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15세 이상 남녀 1천2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 ‘섬 관광 동기는 한적하고 정적인 분위기’(29.4%), ‘육지와 구별되는 특별한 경관’(22.1%), ‘개발되지 않은 섬의 자연’(14.6%)을 경험하고 싶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섬 방문 시 가장 하고 싶은 활동으로는 ‘휴식·휴양’이 36.5%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또 다른 조사인 섬 방문 목적을 묻는 질문에 ‘아름다운 자연 및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43.9%로 가장 높았다. 결국 섬 관광의 핵심 매력은 자연환경의 쾌적성으로 귀결된다. 자연환경의 질을 어떻게 유지하고 개선하느냐가 섬 관광의 매력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라는 뜻이다.
◇관광 활성화 방향성 관건=섬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즉,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많은 섬 전문가들이 섬 관광은 섬 생태와 지역주민·관광객의 요구가 균형을 이루는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섬 관광 활성화는 수려한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또 ‘섬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과 방향으로 편의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섬 관광은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섬이 갖는 생활문화를 중심으로 차별적 관광상품이 돼야 한다.
이와 함께 섬 관광자원화는 섬이 갖는 자연·문화적 매력성, 섬의 크기와 여건, 육지로부터 접근성 등에 따라 선택적으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또 섬은 한번 훼손되면 복구가 어려운 만큼 단계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전남도 등 지자체의 섬 관광개발사업의 경우 마스터플랜식 계획보다는 진정한 주민 참여형 계획과 사업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작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왜 해야 하는 지에 공감하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는 가운데 사업화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섬 관광 개발은 지역산업과 경관 정비·문화예술, 지역문화·인재육성, 주민참여 등 지역발전 전략 전반에 걸쳐 통합적이고 창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