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배려의 ‘시민정신’…국제도시 도약 이끈 ‘일등공신’ ●U대회 폐막…무엇을 남겼나 자원봉사자 9천314명 참여…광주 ‘홍보대사’ 자처 메르스 원천 차단 위해 3차 검역 실시 ‘안전성’ 입증 저비용고효율 대회…문화로 하나된 컬처버시아드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5년 07월 14일(화) 20:41

광주지역 최초의 대형 국제스포츠 행사,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이하 광주U대회)가 12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1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성공일까. 광주시민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그동안 지역개발에서 비교적 낙후된 광주가 이번 U대회를 통해 전 세계에 광주를 알리는 기회가 됐다는 점과 국제도시로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때문에 지역민에겐 대단히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헌신적인 서포팅 시민 하나된 시민대회=우선 광주U대회는 시민이 중심이 된 ‘시민대회’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특히 자원봉사자와 시민서포터즈의 활약은 여느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빛났다.

이번 대회에 투입된 자원봉사자는 9천314명에 달한다. 통·번역에 3천464명, 경기 1천424명, 기술 101명, 행정 876명, 서비스 1천675명, 의무 537명, 안전통제 177명, 개·폐막 291명, 도심 642명, 기타 127명 등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대회 진행을 현장에서 지원했다면, 서포터즈는 광주의 정과 인심을 전하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참여는 빛을 발했다. 차량 2부제에 적극 참여했고 특히 선수촌과 경기장 주변의 교통통제로 많은 불편을 겪으면도 기꺼이 협조했다. 외국 선수들을 친절하고 반갑게 맞았으며 주변 청소와 경관개선 등에도 솔선수범하는 등 이번 대회는 시민들에 의한 시민중심의 대회였다고 규정해도 지나치지 않다.

◇메르스 완벽 차단 안전대회로=대회 개막전만해도 전국에 몰아 닥친 ‘메르스’ 여파는 참가국들의 참가 저조 및 성공대회를 불투명하게 만들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광주는 U대회에서 메르스를 완벽히 차단, 참가 선수들과 광주를 찾은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안전을 지켜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해외 선수들의 국내 활동 전 과정을 통제·관리하는 것이었다. 입국에서부터 최종 출국할 때까지 전 동선을 과정별로 관리함으로써 메르스가 원천적으로 침투할 수 없도록 했다.

인천·무안공항에서 이뤄진 1차 검역에 이어 KTX를 통해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선수단을 대상으로 2차 검역이 이뤄졌다. 그리고 선수촌 입촌시 3차 검역을 통해 발열증상 및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했다. 선수촌 곳곳에 발열감지기를 설치해 출입자에 대한 상시 검역을 했고 선별진료소, 임시격리소를 마련해 선수촌내 감염 차단에도 주력했다. 선수촌과 경기장, 메인미디어센터 등에 발열감지기 117대가 설치됐고 체온계 245개를 비치했으며, 선별진료소와 격리실 53개소를 운영했다.

로렌스 링크 FISU의무분과위원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철저한 감염자 추적시스템, 광주의 체계적인 대응체계가 훌륭했다”고 메르스 차단대책을 높게 평가했다.

◇화려한 외형 대신…저비용 고효율 대회=광주U대회는 화려한 외형보다 내용이 알찬 실속대회를 선택했다. 우선 선수촌 문제를 도심재생 방식으로 풀어냈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노후아파트를 재건축해 선수촌으로 활용했다. 대회 이후에는 기존 주민 및 새롭게 분양받은 시민들이 사용한다. 경기시설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한 시설 신축을 최소화해 수영장과 양궁장, 다목적체육관(신축), 테니스장(증축) 등 4개 경기장을 제외한 65개 시설은 기존 시설을 개보수해 썼다. 부족한 시설은 전남·북과 충북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배구장, 농구장, 태권도장은 고정식이 아닌 접이식 의자를 설치했고, 선수대기실, 휴게실, 경기 전 선수들이 몸을 푸는 공간 등은 몽골텐트를 활용하고 대회 후 철거토록 했다.

국내외에서 극찬을 받았던 개·폐회식 행사 비용도 이전 하계U대회인 2013카잔U대회 개·폐회식 제작비 1천200억원에 비해 예산을 크게 줄인 101억원이 투입됐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대 153개와 메달 받침대 67개는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에서 물려받아 사용했고, 시상식땐 꽃다발 대신 누리비 인형을 증정해 시상식에서만 8억원을 절감했다.

◇도심 전체가 공연장…흥 충만한 컬처버시아드=경기장 밖에선 풍성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화합과 우정의 한마당이 펼쳐졌다. 대회기간 광주는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선수촌, 각 경기장에서 다양한 문화축제가 펼쳐졌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금남로 일대에서 펼쳐진 ‘2015 세계청년축제’다.

청년축제 현장을 찾은 외국 선수들은 “생동감이 넘치고 너무 좋다”는 반응이었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지면서 큰 호평을 받았다. 문화전당 북쪽 끝에서는 도심캠핑이 진행돼 청년들에게 또 하나의 낭만과 ‘쉼표’를 선물했다. 금남로에선 물총을 쏘며 스트레스를 날렸고, 싸이와 함께 ‘강남스타일’을 부르고 말춤을 추면서 지구촌 청년들은 하나가 됐다.

선수촌 내 국기광장에서는 매일 DJ파티, 콘서트 등의 문화공연과 전통문화 체험 등이 열렸으며, 하루 2천여명 이상이 참여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대회기간 내내 선수촌과 유니버시아드파크, 염주체육관, 광주국제양궁장, 김대중컨벤션센터, 챔피언스필드 등 7개 공연장에서 모두 164회의 각종 공연이 펼쳐졌다. 이렇게 U대회 기간 광주는 지구촌 청년들의 해방구가 됐다.

/특별취재단=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