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U대회에서 ‘관광광주’의 미래를 찾다 이경수 |
| 2015년 07월 20일(월) 1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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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젊은이들의 대축제, 2015광주유니버시아드가 막을 내렸다. 대회가 끝난 뒤 여러 측면에서 갖은 잣대로 평가를 하는데 대부분 “성공했다”라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라는 악재에다 대회기간 태풍이 닥치기도 했지만 크게 지적받을 불상사 없이 마무리되면서 새삼 광주의 저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기간동안 보여준 광주시민들의 단합된 모습은 두고두고 자랑거리가 될 듯하다. 역시 어려움이 닥치면 똘똘 뭉치는 광주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평가하는데, 기자는 관광측면에서도 성공작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관광자원이 빈약하다고 여겨졌던 광주가 자연과 역사, 전통, 정과 맛만으로도 세계 관광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이번 광주U대회의 최고 히트작으로 선수단 팸투어를 꼽을 수 있다. 광주U대회 선수단 팸투어는 선수촌-식영정-환벽당-소쇄원-선수촌, 선수촌-문화전당-양림동-선수촌 등 총 12개 코스에서 진행됐다. 그런데 투어가 시작되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이 일어났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광주 곳곳을 샅샅이 둘러보고 정취에 빠져들었다. 벽안(碧眼)의 젊은이들이 양림동을 거닐며 한국의 전통가옥에 관심을 보이고, 소쇄원과 환벽당, 식영정에서 아리랑을 배우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대인야시장도 새로운 공간이었다. 별 볼일 없는 전통시장에 예술을 접목시켜 생명력을 불어넣은 그 놀라운 발상에 그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청년들은 파전에 막걸리를 마시고, 기념품을 사고, 공연엔 어깨를 들썩이며 광주를 즐겼다. 이번 팸투어를 준비한 광주시는 물론 인근 주민들도 기대 이상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이같은 사례가 없었던 터라 감동은 더욱 컸다.
이처럼 팸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참가신청이 폭주하자 광주시는 대회 중간에 급히 5개 코스를 추가해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번 팸투어는 과거의 그 것과 다른 점이 있다. 그 것은 단순한 볼거리로 지나치는 경유형이 아니라 특정공간에 체험 프로그램을 가미해 관광자원이 지닌 가치를 더욱 극대화시켰다는 사실이다. 누정에 마련한 다도체험, 김치박물관에서 이뤄지는 김치담그기 체험, 전통문화관의 남도창 배우기, 가사문학관의 탁본체험에 대한 반응이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이같은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들은 이 모두가 생경하면서도 신기하고, 또한 사람사는 맛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면, 이제 광주 관광의 나아갈 길은 분명하다. 이번 광주U대회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 참가자들의 모니터링 결과를 제대로 분석하면 된다. 그들이 무엇에 눈길을 주고 감동하며 열광했는지, 찾아보면 된다. 그런 다음 그것을 응용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상품화해 널리 알리면 되는 것이다.
다행히 광주시가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이번 광주U대회에서 광주의 진면목을 세계에 알린 성과를 바탕으로 이를 광주발전의 계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마련했다. 윤장현 시장이 직접 나서 지역의 관광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향후 추진방안을 논의했는데, 일단 많은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 우선 광주시는 현재 운영중인 시티투어버스를 ‘테마형 순환 시티투어’로 전환키로 했다. 이는 바로 시행에 들어갈 시책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참으로 기대되는 일이다.
그동안 광주는 다양한 관광매력물은 갖고 있으면서도 “이 것이다”라고 확실하게 자랑할 수 있는 ‘킬러콘텐츠’를 내세우지 못해 관광에 있어서는 변방이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아왔다. 어느 누구에게나 예향(藝鄕)·의향(義鄕)·미향(味鄕)이라는 인정을 받았지만 이를 관광객 유치로 이끌지는 못했던 탓이다. 그런데 이번 U대회에서 광주관광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여실히 확인한 만큼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
관광을 ‘굴뚝없는 산업’이라고 한다. 콘텐츠와 인프라만 갖춰 놓으면 추가 비용없이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그동안 관광 변방에 속했던 광주가 이번 U대회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한다. ‘관광광주’의 미래, 어둡지만은 않다. 지금이 터닝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