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천일염 세계 명품화 해야 한다

박연오
사회부장

2015년 08월 10일(월) 20:21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국내 천일염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기획 취재하면서 천연자원이 전혀 없는 한국이 전략적으로 발전시킬 산업은 바로 천일염임을 확신하게 됐다. 소금은 빛(공기), 식량, 불, 물 등과 함께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요소로 인류 문명에 큰 기여를 해왔다. 그러다 보니 인류는 이 요소들을 구할 수 있는 강가에 모여 살게 됐으며 인류문명의 시작이 황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갠지스, 나일 강가에서 이루어 졌다. 그만큼 도시 및 국가의 성립과 발전은 소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방증이다.

유럽 문명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이 바로 그 흔적이자 발자취다. 로마 초기에는 관리나 군인의 급료로 소금을 지불하며 화폐의 역할을 했다. 봉급을 뜻하는 샐러리, 봉급생활자를 일컫는 샐러리맨도 바로 ‘살라리움(salarium)’에서 유래한 말이다. ‘soldier(병사)’, ‘salad(샐러드)’ 등도 모두 라틴어 ‘sal(소금)’에 어원을 두고 있다. 채소를 소금에 절인다는 의미의 샐러드는 ‘salada(소금에 절인)’에서 나왔다. 심지어 사랑에 빠진 사람을 ‘salax’라 불렀다.

소금 가운데 천일염은 고혈압 환자의 식이에 정제염(일상적인 소금) 대신 사용하면 혈압이 떨어지는 임상실험 결과가 나와 매우 관심이 높다. 특히 전남의 천일염은 프랑스의 ‘게랑드’, 일본의 ‘오키나와 소금’ 등보다 덜 짜고 미네랄(칼슘, 칼륨, 마그네슘) 함량이 매우 풍부하다. 서남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로 손꼽힐 정도로 미네랄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맛이나 미네랄 향으로 따진다면 세계 최상급이다.

그러나 현실은 천일염 속에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홍보되지 않아 국내외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는 프랑스 게랑드산 소금의 소비자 판매가격이 1㎏당 5만4천원에 육박하지만 국내 천일염은 ㎏당 1천100원 수준으로 약 50배의 가격차이가 난다. 한마디로 마케팅에서 실패한 것이다. 국내 갯벌천일염은 30만 톤에 불과한 귀한 자원인데 말이다.

국내 천일염은 그동안 광업에 속해 오다 지난 2008년 ‘염업조합법’ 개정으로 광물에서 식품으로 전환된 이후 ‘농어업 농어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상 수산물로 분류됐다. 광물덩어리에서 식품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그러나 각종 어업지원 정책으로부터는 소외돼 왔었다. 하지만 천일염이 어업으로 분류됨으로써 다양한 정부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천일염 연간 국내 생산량 29만6천t 중 87%인 25만8천t이 생산되고 있는 전남으로서는 천일염이 그야말로 미래 전략산업이 됐다. 문제는 우리의 상품을 어떻게 브랜드화 하고, 소비자들이 가치를 인정하게 해주느냐가 제일 큰 과제다. 국산 천일염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입증이 필요하다.

국내 천일염 품질이 해외 유명 소금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전달해 소비촉진과 연계될 수 있도록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천일염의 안전성, 부가가치 향상, 자연경관 보존 및 관광자원화, 한식세계화 전략 등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체계적인 육성방안이 요구된다.

수출은 주변국인 일본, 중국 등을 비롯해 수출시장을 대상으로 국내 천일염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해 수출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명품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천일염 생산자 조직의 조직화가 시급하다. 천일염 생산자의 조직화가 구축되었을 때 생산, 유통 및 가공, 소비, 수출 등의 분야에서 부가가치가 극대화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남 천일염이 세계 명품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천일염 생산자의 조직화를 바탕으로 ‘산-학-연’의 체계도 확립돼야 한다. 혹자는 천일염 산업을 두고 ‘6차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즉 농촌에 존재하는 유무형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가공(2차산업) 및 유통 판매, 문화, 체험, 관광, 서비스(3차 산업)등을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데서다. 뒤늦게 나마 천일염이 식품으로 인정을 받으며 한국을 대표할 새로운 수출 자원으로 급부상하기 일보 직전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천일염 육성이야 말로 세계 명품화의 ‘블루 오션’임을 명심하고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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