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몰카 안전지대 아니다 최근 3년간 569건 발생…대부분 호기심 충동 범죄 유동인구 많은 터미널·시내 등 여성이 표적의 대상 범인 70%가 20-30대…“피해 발생시 경찰 신고를”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5년 09월 01일(화) 19:56

#지난 5월 16일 밤 11시30분께 광주 북구 운암동 소재 호프집 화장실에서 있던 40대 여성은 건물 밖 창문에서 뭔가 들어오는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그쪽으로 쳐다보니 누군가 휴대폰을 집어넣어 자신을 촬영하고 있던 것. 이 모습에 너무 놀란 여성은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인근 CCTV를 토대로 추적끝에 20대 남성을 검거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지난 4월 17일부터 범행을 저질러 왔던 것으로 드러났고, 호기심 때문에 동일장소에서 습관적으로 촬영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일 오후 5시40분께 충장로 일대. 친구들과 삼삼오오 걸어가고 있던 여고생이 뒤에서 자신을 따라다니는 음산한 기운을 직감했다.

뒤를 돌아보려고 하는 순간 ‘찰칵’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한 남성이 황급히 도망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자신이 몰카의 대상임을 느껴 바로 112에 신고했다. 사진을 찍은 남성이 일주일 전에 동일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현행범으로 30대 남성을 체포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이벤트 업체 직원으로 서울, 부산, 광주 등지에 행사를 다니면서 여성들의 뒷모습 1천여장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업적으로 타인의 사생활을 무단 촬영해 거래하는 ‘에버랜드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이 최근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에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가 지난 3년간 569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광주·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주는 473건, 전남은 96건의 ‘몰카’ 범죄가 발생했다.

광주는 지난 2012년 78건을 시작으로 2013년 279건, 지난해 116건의 범죄가 일어났다. 전남은 지난 2012년 28건, 2013년 38건, 지난해 30건이 발생했다.

몰카의 이유는 호기심으로 충동적인 범죄가 주를 이룬다는 게 경찰관계자의 설명이다. 범죄 장소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 표적의 대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의 주된 경로에서 광주는 112신고가 대부분 차지했고, 전남은 피해자의 고소·고발이 주로 이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접수된 발생 건수이외에도 피해자, 피해장소를 특정하지 못한 추가 범죄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몰카 범죄는 유동인구가 많은 터미널, 시내 등지에서 ‘노출의 계절’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 범인의 70%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해당되며 호기심이 몰카 촬영의 주된 이유다”며 “스마트폰의 진화로 몰카 장비가 첨단화되고 있기 때문에 선의의 피해가 없도록 여성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범죄 발생시 경찰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