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성공을 기대한다

이경수
편집국장

2015년 09월 14일(월) 20:18

전남에서 또 하나의 세계박람회가 열린다. 이미 여수엑스포와 순천만정원박람회 등을 통해 그 가치와 중요성을 입증한 세계박람회가 오는 17일 담양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에는 대상이 대나무다.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박람회의 주제는 ‘대숲에서 찾은 녹색미래’다. 장소는 요즘 전남 제일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죽녹원이며, 기간은 10월31일까지 45일간 펼쳐진다.

담양군은 이번 박람회의 3대 특징으로 죽녹원을 지붕없는 주제관으로 하는 친환경박람회, 규모보다는 콘텐츠로 승부하는 작지만 강한 박람회, 기존시설물 활용으로 사후관리 부담이 없는 박람회를 제시하고 있다. 이 보다 간략하고 명확하게 그 목적과 목표를 적시하는 박람회는 드물 것이다. 박람회를 개최한다면 엄청난 돈을 들여 시설을 새로 만들고 시끌벅적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나중엔 사후 운영 및 관리방안을 놓고 고민하는게 일반적인 박람회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최되는 대나무박람회는 이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죽녹원이라는 대나무숲이 주무대인데다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지금 그대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있는 자연자원을 활용하기에 새로운 관광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비용이 그리 들지 않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담양군이 왜 대나무세계박람회를 추진하는가 하는 이유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지역이 갖고 있는 최대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새로운 부(富)를 창출하고자 하는데 있다.

담양은 말 그대로 대나무의 고장이다. 담양은 어디를 가든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대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담양은 전국 죽림면적의 34%를 차지하는 대나무 집산지이다. 전국 죽림면적의 56%를 전남이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 담양은 전남의 46%를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풍부한 대나무를 주제로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나무는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당시 대나무는 죽공예품으로만 그 기능을 했는데 플라스틱 제품에 자리를 빼앗긴데다 이후엔 값 싼 중국산 죽제품이 물밀 듯 밀려오면서 대나무는 설 땅을 잃었다.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서 조차 설 땅을 잃은 대나무를 붙잡고 활로를 모색한 사람은 최형식 군수였다. 지난 2002년 민선 3기 담양군수로 당선된 그는 대나무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산업화를 시도했다. 쓸모를 잃어 베어져 나가던 대나무 숲을 조성하고, 대학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대나무의 기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나갔다. 다양한 기능성 제품 개발을 통한 신산업화로 대나무의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였다. 이와함께 그는 사유림이었던 지금의 죽녹원을 매입했다.

자신의 호를 대나무에 미친 사람이라는 뜻의 죽광(竹狂)이라 부를 정도로 대나무에 ‘올인’한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대나무가 화살이 돼 되돌아온 바람에 민선4기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상대 후보 측은 그가 대나무에만 온통 관심을 쏟는다며 공세를 퍼 부었다. 별 쓸모도 없는 대나무밭을 사들이는데 막대한 군비를 쓰고 있다는 비난도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다.

그런데, 최 군수가 낙선한 뒤 죽녹원은 관광담양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건강과 힐링이 화두가 되면서 대밭을 가볍게 거닐면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죽녹원에 인파가 몰려든 것이다. 주말과 휴일에는 그 좁은 곳에 2만-3만명의 관광객이 들어차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덕분에 담양은 전남지역에서 대표적인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한해 7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이처럼 사라져갔던 대나무로 담양이 떠오르면서 그는 민선5기에 다시 군정을 이끌게 된다. 재입성한 최 군수는 곧바로 세계박람회를 제시하면서 대나무에 다시한번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치러진 민선6기 선거에서 재신임과 함께 탄력을 받은 최 군수는 이제 세계대나무박람회를 통해 담양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 하고 있다.

대나무박람회는 성공할 수 밖에 없다. 이미 그 기반은 다져져 있다. 먼저 투입된 비용이 크지 않다. 있는 자원을 그대로 활용했기에 신규투자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또한 담양은 생태관광지로 자리매김돼 있다. 죽녹원과 관방제림, 그리고 젊은이들이 환호하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관광자원이다. 때문에 박람회 이후 활용방안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대나무박람회는 한 단체장의 확신과 그에 따른 결단력이 뒷받침되기에 그 성과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축제의 막이 오르기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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