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의 Fun Fun 세상] 복면가왕과 웃음 남부대 교수·남부대 효사랑 웃음연구소

2015년 09월 15일(화) 19:34

요즘 TV프로그램 중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복면가왕은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든 프로그램답게 다양한 복면 또한 인기가 있고 얼굴을 가리고 나온 사람들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과연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할 만큼 노래 실력도 대단했다.

과거에 잘 나가던 가수들이 지금은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한데 이런 프로그램에서 오랜만에 나와서 잊혀진 얼굴을 다시 볼 수도 있고, 스포츠 스타들까지 가세를 해서 놀라운 노래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사람들의 내면 속에는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어떤 표현을 할 때 더 솔직하게 잘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얼굴을 조금이라도 가려보려고 선글라스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 지는지도 모르겠다.

웃음요가를 하는 초기에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웃는 것이 쑥스러워 하는 분들을 위해 하회탈을 쓰게 하고 웃음요가를 시켜 봤더니 얼굴을 가려주니 더 자연스럽게 웃는 것을 봤다.

그래서 만든 웃음요가의 동작이 하회탈 웃음이다.

자신의 손바닥으로 얼굴을 살짝 가리고 웃게 하는 동작인데 재미있다. 아마도 우리 인간에게는 자신을 가리고 싶은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옛날에도 하회탈을 쓰고 하는 하회별신굿 탈놀이가 있었다. 그 시절에 양반사회를 풍자하여 탈을 쓰고 웃고 즐기는 놀이이다.

탈은 인간이 도달 할 수 없는 신분의 세계나 신의 세계를 표현해 자신을 숨기고 내면의 부조화스러운 감정의 찌꺼기를 걸러내는 좋은 도구 였을 것이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 속에서 복면가왕처럼 가면을 쓰고 자신의 부조화스러운 삶을 한번 쯤 시원하게 청소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운전을 하다가 빨간 신호등에 걸려 대기를 할 때 얼굴을 가리고 신나게 웃다보면 잠시라도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를 풀어 버릴 수 있는 것 같아 좋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오페라 ‘가면무도회’도 화려했던 무도회의 모습들을 짐작 할 수가 있다.

가면을 쓰고 마음껏 웃고 떠들고 춤을 추다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릴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나 또 얼굴을 모른 체 목소리만으로 그 노래를 듣는 청중의 긴장감은 묘한 흥분감을 줄 수 있고 그 사람이 누굴까 하는 설레임과 긴장감이 나중에 그 복면을 벗음으로써 관객이나 시청자들의 얼굴에서는 놀라움과 웃음이 교차하고 그 프로그램의 묘미를 더 살려주는 것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 배트맨의 복장을 하고 투병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놀아주는 등 선행을 했던 미국의 레니로빈슨이라는 착한 배트맨의 죽음은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청소회사를 해서 많은 돈을 번 그가 배트맨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이 옷을 입기 시작해 많은 어린이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는 봉사를 했던 그는 진정한 복면가왕이다. 자신을 숨기면서 선행을 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나눠주는 그런 복면가왕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남부대 교수·남부대 효사랑 웃음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