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의 Fun Fun 세상] 둥글게 둥글게 남부대 교수·남부대 효사랑 웃음연구소

2015년 09월 29일(화) 19:50

민족의 대명절인 이번 한가위에 슈퍼문(Super Moon)이 떴다. 보통의 보름달 보다 19년 만에 한 번씩 지구 가까이 와서 훨씬 크게 보인다고 해서 슈퍼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달에 대한 그리움은 먼 옛날부터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이 더 컸다. 그래서 전래놀이나 아이들의 동요에도 달에 대한 노래가 많다. 레크리에이션을 하면서 불렀던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이런 노래라던가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낮에 나온 반달’ 등 달은 먼 옛날부터 토끼가 산다고 하는 그리움의 대상이었고, 사랑하는 님에 대한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강강술래의 첫 대목이 ‘달떠 온다, 달떠온다~’로 시작한다. 달이 떠오르면 옛 여인들은 강해지는 음(陰)의 기운을 다스리기 위해 강강술래를 하면서 땅을 밟으며 노래를 했다. 둥근 원을 그리면서 강강술래와 놀이를 하며 보름달 뜬 저녁을 신명나게 돌고 나면 마음속에 있던 응어리도 풀어지고, 강하게 솟구쳐 오르는 음(陰)의 기운을 다스려 조신(操身)할 수 있었던 것이다. 둥근달을 보면 왠지 소원이 이뤄 질 것 같고, 떠난 님이 돌아올 것 같은 희망 섞인 바람을 빌었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 지게작대를 타닥타닥 두드리며 산에 오르시면서 부르던 전라도 산타령을 보면, 첫 구절에 ‘사람이 살면은 몇 백 년 사나~ 호박같이 둥근 세상 둥글둥글 삽시다’ 라고 나온다. 왜? 옛 선인들은 세상을 둥글게 살라고 했을까? 요즘 세상은 직선의 세상인데 과거의 세상은 둥글게 사는 세상이였을까? 무릇 자연의 이치가 그랬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세상을 직선으로 살아간다. 더 빨리 더 많이 벌고 가져야 하는 욕심 때문에 직선적인 사고방식을 갖다가 세상의 풍파에 좌절하고, 실패하고, 헤어지고, 가슴 아파 보면, “아이고! 세상이란 것이 그런 것이 아니구나, 둥글게 살아야 겠구나” 하고 느끼는 것이다.

모난 성격과 모난 생각들은 반드시 자신과 타인에게 피해와 아픔을 준다. 둥글게 둥글게 한 바퀴 돌아서 생각 해보면 그 말도 맞는 것 같아 자신의 생각을 바꾸게 되고 부드러운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다.

이번 명절에도 많은 지인들에게 명절 안부 인사를 하게 됐다. 아는 분들이 많은 관계로 일일이 이름을 넣지 못하고 필자의 강연 사진에 문구를 넣어 인사를 하기로 하고 지인들께 보냈다.

어떤 분들은 사진이 잘 나왔다! 멋지다! 라는 반응을 보내 주기도 했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개중에 한두 분은 불편한 반응을 보내온다. 성의가 없다는 것이다. 어른들께 보낼 때는 그분의 존함을 넣어서 공손하게 인사를 하라는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한 바퀴 둥글게 돌아보고 생각해 보면 그리 틀린 말씀도 아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고 약간 불편하기도 하지만 일일이 실명을 거론해서 그분에게 맞는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그랬더니 반응이 달랐다. 보통 전체 문자나 사진을 보낼 때는 1천명을 보내면 100명 정도가 답장을 하는데 일일이 그분의 실명과 관계를 거론하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 80-90% 정도가 답장을 해 주신다. 내 진심을 담아 인사를 했을 때 반드시 돌아서 자신에게 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둥글게 살아야 한다는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한가위였다. 한 세대가 가고 커오는 조카들과 함께 3대, 4대가 함께 명절을 보내며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구나’ 라는 이치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둥글게 웃고 살아야지!

/남부대 교수·남부대 효사랑 웃음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