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 솔루션 이현 아동문학가

2015년 10월 08일(목) 19:13

“아하하!”

오늘 혹시 웃으셨나요? 웃으셨다면 몇 초 동안이나 웃으셨나요? 아니면 몇 분?

한 조사에 의하면, 사람이 일하면서 살 수 있는 수명을 70세로 가정할 경우 잠을 자면서 보내는 시간이 23년이란다. 양치질을 하고 몸을 씻는데 2년, 거울을 보는데 1년, 누군가를 기다리는데 3년에 일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26년이란다. 그렇다면 우리가 웃는 시간은? 하루에 10번씩, “으하하하!” 10초씩을 웃는다 해도 70일이란다. 70년이라는 길고 긴 세월을 사는 동안에 웃는 시간은 고작 70일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결혼해 살면서 시댁에 가는 시간은?

명절마다 대두되는 명절 증후군. 신문과 텔레비전에서 라디오에서 일률적으로 떠들어대는 만큼 마음이 편치 않다. 살아가는 방식과 형편이 제각각 다른 만큼, 명절에 처한 상황도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명절만 되면 나는 바보가 되는 기분이야. 명절에, 시댁에 갈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해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아 죽을 것 같다는 사람들 앞에 설 때마다 내가 마치 무뇌인(無腦人)이 되는 것 같아. 주관도 없고 생각도 없고 느낌도 없는 사람.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1년도 아니고 2년도 아니고 30년이 넘게 시부모님과 함께 한 지붕 아래서 살고 있는 내가 말이야. 사람 사는 게 천차만별이니 이유야 다 있겠지만 마음이 참 씁쓸해. 시부모님과 만날 함께 살고 있으니, 명절 스트레스 같은 건 없을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땐 또 어떻고. 나는 뭐지? 자꾸만 나를 되돌아보게 돼. 나도 참지 말걸. 나도 말도 좀 하고 살 걸, 아프다고, 참 많이 아팠노라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 안에 있는 뼈들이 모두 다 녹아내리는 기분이지만 참았던 것뿐이라고. 참고 있는 것뿐이라고. 그게 최선이라 생각하니까.”

얼마 전에 만난 지인의 말에 가슴이 아려 왔다.

평소에, 이런 저런 일들로 시댁에 자주 가는 사람들이 그러면 말도 안한단다.

평소엔 나 몰라라 지내다가 명절 때만 하루 이틀 겨우 가는 사람들이 명절 스트레스에 명절증후군을 이야기할 때면 가슴이 펑! 하고 터져버릴 것 같단다.



그래서 이 가을 소원한다.

나를 위한 시간을 갖기를. 나를 사랑하는 시간, 나를 위해 웃어주는 시간, 나를 위해 박수쳐주는 시간을 갖기를 소원한다. 내가 아픈 만큼, 다른 이 또한 아프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시댁에는 다녀오셨어요?”

“시댁요? 나도 시댁에 좀 가봤으면 좋겠네요.” “네?”

“시부모님과 만날 함께 살고 있으니 갈 필요가 없잖아요.”

결혼하고 1년, 3년, 5년, 10년, 20년, 30년이 넘도록 시부모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소원은 제발 좀 시댁에 가보는 것이라는 것도 생각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