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3명 중 1명 ‘나홀로’ 이주…고교 1곳뿐 진학 애로 ●전남도청 10년 남악신도시 현주소 유관기관·단체 75개소 중 44곳 입주·이전 완료 5만4천여명 거주 남악지구 64% 목포인구 유입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5년 10월 11일(일) 20:23

전남도청이 무안 남악으로 터를 잡은 지 1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정주여건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나홀로 공무원 이전과 인근지역 공동화 현상은 서남해안권 중심도시를 꿈꾸는 전남도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
◇남악권 단독 거주 공무원 33%=도청과 함께 유관기관들이 줄줄이 이전하고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신도시가 자리잡았다.

현재 전남도교육청과 전남경찰청, 농협전남본부 등 남악지구 37곳과 광주지방법원목포지원, 검찰청,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등 옥암지구 7곳 등 모두 44개 기관이 이전을 마쳤다. 당초 남악신도시로 이전키로 한 기관은 모두 75곳이다.

신도시는 인구 15만명 자족도시를 목표로 했으나, 이를 충족시키기엔 아직 역부족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광주에서 2시간 이상 걸리는 출·퇴근을 감수하고서라도, 생활편의 시설과 자녀들의 교육 여건이 적잖이 작용했다.

실제로 단독으로 거주하는 공무원이 3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가 조사한 지난 6월 1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남악권 거주자는 1천82명으로 전체(1천226명)의 88.3%에 달했다.

특히 단독 거주자가 총 409명으로 조사대상 33.4%에 이른다. 3명 중 1명만 나홀로 남악권에 거주한 셈이다. 가족동반으로 남악권에 거주하는 공무원은 673명(54.9%)이었다.

조사 대상은 본청, 의회사무처, 보건환경연구원, 농업박물관, 도립도서관, F1대회조직위원회 공무원 등이다. 거주지역 기준인 남악권은 목포, 나주, 장흥, 강진, 보성, 해남, 영암, 무안, 함평, 영광, 진도, 신안을 포함했다.

◇목포 등 인근지역 공동화 문제=무려 5만 4천여명이 입주한 옥암 남악지구는 목포 인구가 64%나 유입됐다. 반면 광주에서는 8.6%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목포 원도심의 활력이 떨어지고, 무안군도 도·농간 개발 불균형 등의 부작용에 고통받고 있다. 지난 2004년 목포 원도심 인구가 12만명에서 지난해말 9만여명으로 줄면서 초등학교 3곳이 휴·폐교되기도 했다.

취지와는 달리 광주에 사는 전남도 공무원들의 이주를 통해 형성된 도시가 아닌 목포·무안 등 인근 지역의 공동화 현상으로 형성된 신도시나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인근지역의 공동화 현상은 뚜렷해져 그 격차가 심화될 여지가 충분하다.

도청과 유관기관 이전 뒤 목포와 무안지역에는 국제공항,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이 확충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고, 아파트와 상가의 재산세, 도청 등 공공기관이 납부한 지방소득세, 자동차세가 늘어나 재산세가 증가하면서 서남권 경제규모가 확대된 것은 플러스 요인으로 꼽는다.

◇교육시설 개선은 여전한 숙제=현재 남악신도시에는 유치원 3개교, 초등학교 4개교, 중학교 4개교, 고등학교 1개교 등 12곳의 교육시설에 8천470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대부분 학급수가 적은 반면 학생수는 많은 과밀학급이다.

특히 고등학교가 남악고 하나 뿐인 상태여서 상급학교 진학 예정인 중학생들은 타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남악신도시 학생이 목포 원도심 또는 무안 읍지역 등 원거리 학교로 배정돼 통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중학교는 4개교에 2천781명이 재학중이지만, 고등학교는 1개교에 811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광주에 버금가는 비싼 땅값과 물가도 활성화를 가로막은 요인으로 지적된다. 아파트의 평당 가격이 1천만원대에 달해 광주의 신규 아파트 값과 큰 차이가 없다. 상가 임대료 또한 만만치 않게 비싼 수준으로 상가 공실률이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