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층간소음…생활민원 봇물 ● 개소 한 달, 전국 최초 광주 ‘마을분쟁해결센터’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2015년 10월 11일(일) 20:28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이웃 간의 갈등을 사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 대화로 풀어보자며 전국 최초로 지난달 광주 남구에 문을 연 마을분쟁해결센터가 15일로 1개월을 맞는다.

이곳에선 어떤 종류의 갈등이 접수됐을까. 그리고 어떤 절차를 거쳐 조정이 이뤄질까. 지난 한 달 동안 신청은 12건이 접수됐다.

사례별로는 누수 2건, 애완견 관련 2건, 흡연 1건, 층간소음 1건, 단체와의 갈등 2건, 땅 측량 관련 1건, 개 축사소음 1건, 주택수리 1건, 건축공사 피해 1건 등 다양하다.

남구 월산동의 A씨는 누수로 지난 4년 동안 위층을 직접 방문하거나 경비실을 통해 수차례 수리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위층 주민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조정을 신청했다.

북구의 B씨는 위층에서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뛰어다니고 세탁기 돌리는 소리로 경비실에 수차례 연락하고 막대기로 수차례 위층을 두드려 봐도 오히려 소음을 더 크게 내고 있어 참기 힘들다며 조정을 원했다.

광산구 비아동의 C씨는 옆집과 땅 측량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고 도움을 요청했으며, 남구 D씨는 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에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목줄을 하지 않고 방치해 위험하고 불편하다며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아파트 저층에 거주하고 있는 수완동의 E씨는 아파트 입구에 불특정 다수의 흡연으로 인해 담배연기와 냄새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고, 월산동 F씨는 낮과 밤 2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옆 주인집 할머니의 애완견 짖는 소리에 밤은 물론 낮에도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센터에 문을 두드렸다.

마을분쟁해결센터는 앞으로 갈등 상대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대화를 할 것인지 의사를 묻고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 화해지원인을 선임해 조정할 방침이다. 한편, 층간소음관리사협회가 최근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5명을 화해지원인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예상대로 주민 간에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조기에 조정해 더 큰 반목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훈훈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